교과과정 바뀌는 전년도 양상과 달라…정부 정시 확대 방침 영향
지원 대학·학과 결정, 자신의 주도적 판단으로 취업률 가장 많이 고려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2020학년도 대학 입시 정시 모집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입 수험생들이 ‘하향 안정 지원’보다는 ‘상향 소신 지원’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내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수능 범위가 바뀌는 상황이라 하향 지원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정부가 서울 16개 대학의 정시 비중 상향 정책을 발표하면서 상향 소신 지원쪽으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9일 대학입시사이트 유웨이닷컴이 자사 회원 626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2020 정시 지원 계획’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적정 지원’ 59.0%, ‘상향 소신 지원’ 27.3%, ‘하향 안정 지원’ 13.7% 순으로 답해, 소신 지원이 하향 지원보다 2배가 많았다.
이는 내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수능이 시행됨에도 정부의 정시 수능 전형 확대 방침과 맞물려 수험생들은 재수(N수)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재수 혹은 N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나 내년 정시 정원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나는 질문에도 응답자 61.7%가 ‘그렇다’고 답했다. 실제로 2021학년도 입시에는 학령 인구의 감소, 정시 수능전형 모집인원의 확대, 의학계열 선발 인원의 확대, 자연계열 수학 가형 범위 축소 등의 재수 기대 요인이 있다.
본인이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데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자신의 주도적인 판단’ 46.7% ▷‘가족들과의 협의’ 27.7% ▷‘담임교사 혹은 공교육 선생님들과의 상담’ 14.3% ▷‘사교육 컨설턴트와의 상담’ 11.3% 순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은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학부모들과는 달리 본인들이 주도적으로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원 대학(학과)을 선택할 경우에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도 역시 취업률을 포함한 전공학과의 전망이라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전공학과의 전망(취업률 포함)’이 54.0%로 제일 많았고 ▷‘대학교의 평판도(간판)’ 36.7% ▷‘통학거리 및 기숙사’ 6.0% ▷‘등록금 및 장학금 규모’ 3.3% 순으로 나타났다.
정시모집에서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할 때 가장 기준으로 삼는 자료를 묻는 질문에는 ‘대학에서 발표한 전년도 입시 결과’라는 답변이 40.0%로 제일 높았다. 이는 각 대학들이 정확한 입시결과를 발표해야 하는 당위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어 ▷‘온라인 모의지원 및 합격 진단 결과’ 27.0% ▷‘각종 입시 커뮤니티에 탑재된 전년도 입시 결과’ 15.3% ▷‘교사나 사교육에서 가지고 있는 전년도 입시 결과’ 13.3% ▷‘사교육 입시기관의 종이 배치표 배치점수’ 4.3% 순이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수능 범위가 바뀌는 전년도는 일반적으로 ‘하향 안정 지원’ 의사가 높은 편”이라며 “그러나 내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수능 범위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정시 모집 확대 방침에 ‘상향 소신 지원’ 의사가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시 전형에 나서는 수험생들은 거짓 정보가 많은 입시 커뮤니티보다는 입시요강을 철저히 검토한 상황에서 담임교사와의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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