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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중 전 회장 ‘인생 2모작’ 청년 양성 꿈꿨던 베트남

[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 그룹을 경영하던 시기 골프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대우그룹 해체 이후 전세계를 유랑하면서 골프 예찬론가가 됐다.

김 전 회장은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베트남에서 차남 소유의 골프장을 베트남 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힘을 쓰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부인인 정희자 여사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한동안 전 세계를 유랑하던 김 전 회장이 건강을 되찾는 데 큰 힘이 됐다.

아프리카 수단 호텔의 골프 연습장에서 김 전 회장은 하루에 1000개씩 공을 쳤다. 당시 거의 정신적으로 무너졌던 그는 연습하는 동안에는 안팎에서 들려오는 좋지 않은 소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김 전 회장이 본격적으로 골프와 사랑에 빠진 것은 베트남에서다. 수도 하노이 관문인 노이바이 국제공항 부근인 번찌(Van Tri) 골프장에서 머물며 새벽 5시면 라운드를 돌며 골프장의 개선점을 찾았다.

김 전 회장은 일 년에 200일가량은 하노이에서 거주했다. 정기 건강검진차 귀국 등으로 귀국하지 않으면 거의 이곳에서 기거했다. 그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그는 2010년부터 번찌 골프장에서 ‘인생 2모작’을 본격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취업대란에 시달리는 한국 청년들에 대한 구제책의 하나였다 '김우중 키즈'로 불리는 청년 양성가 계획(GYBM)이었다.

좁디좁은 한국 땅을 벗어나 광대하고 여전히 개척할 곳이 많은 세계를 누비며 미래 한국을 견인할 자산은 도전정신이 투철한 청년들밖에 없다는 경험칙에서 나온 구상이었다.

대우그룹 해체 후 주로 베트남에 머무른 그는 베트남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머리가 좋고 부지런하다. 이들이 제대로 사회주의를 경험한 건 몇 년 안 된다. 1975년에 베트남전이 끝났는데 1986년에 도이머이(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되었다. 베트남인은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다. 공기업 민영화를 하더라도 한국 기업에 주지는 않을 것이다. 베트남 출신 미국 동포에게 줄 확률이 훨씬 높다. 한국 기업들이 헛물켜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GYBM 프로그램은 해외청년취업·창업 분야에서 사실상 선구자다. 김 전 회장은 한국에서 투병에 들어간 2017년 말 이전까지 번찌 골프장에서 머물면서 GYBM의 성공 안착을 위해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다.

glfh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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