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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현대차의 변화…한국 노사 관계 새 바람 되길

자동차 생산 400만대 붕괴, 세계 자동차 생산량 7위, 노사협력 130위…. 한국자동차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자칫하다간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들어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차 8대 노조 위원장에 실리 노선을 내세운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 의외의 결과였다. 강경노선과 실리노선 후보간의 대결이라고 하지만 단순 수치상으로는 강경노선의 후보가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노조원들이 ‘투쟁’보다 실리를 통한 ‘안정’을 택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불황과 세계 경제 둔화가 겹치면서 ‘피크카(Peak Car)’에 직면했고,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전기자동차와 같은 ‘미래차’로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겹악재로 한국자동차 산업은 최근 2년동안 많은 고통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됐으며 르노삼성자동차도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간 312시간 가량 파업을 강행했다. 최근에는 근무 시스템 변경과 희망퇴직 신청 등 구조조정에 서서히 나서고 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은 대처방법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생존을 위해 과감하게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실적 하락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기차 생산 등 변해가는 산업 구조에 발맞춰 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와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다며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포드도 지난 6월 공장 5곳의 문을 닫고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선언했고 닛산도 1만2500명의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GM는 이미 북미지역에서 5개 공장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8%에 달하는 1만400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며 닛산, 폴크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이런 변화에 외면했다. 노조의 강경한 대응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금교섭 주기가 1년이기 때문에 매년 임금교섭관련 파업이 연례행사가 될 정도였다. 그사이 경쟁국과의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사측도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현실에 직면한 노조과의 관계에 더 매달렸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차의 변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이상수 새 노동조합 지부장 당선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현대차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고 현재의 위기감을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현대차 노사가 외부 자문위원들로부터 “자동차 생산 기술 변화로 2025년에는 제조인력을 최대 40%까지 줄여야 한다”는 ‘경고장’과도 무관치 않다. 인력감축 없이는 현재로서는 경쟁업체들과의 미래차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비단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업 전체의 고민이다. 미래는 불안하다. 하지만 노사가 머리를 맞대면 불안한 미래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 노조의 변화가 다른 자동차업체, 나아가 한국 노사 관계에 변화의 시초가 되길 바란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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