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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수의 시승기- 포드 ‘올-뉴 익스플로러’] 경쾌한 가속에 확 넓어진 적재공간, 파워풀한 엔진…연비 효율성은 ‘덤’
포드 ‘올-뉴 익스플로러’

9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로 돌아온 ‘올-뉴 익스플로러’는 세련미와 실용성이 돋보이는 패밀리형 SUV의 정석을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후륜구동 시스템으로 주행 질감을 다듬고 공간 활용성과 실내 정숙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었다.

파크하얏트 서울에서 만난 올-뉴 익스플로러의 첫인상은 시원함, 그 자체였다. 정갈했던 생김새는 과감한 선과 면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큰 변화를 이뤘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 사선으로 연결돼 일체감을, 안개등을 품은 범퍼는 근육질의 디자인으로 마감돼 남성적인 면모를 풍겼다.

익스플로러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였다. 검은색의 A필러와 D필러, 차체 색상과 같은 C필러 등이 대표적이다. 30년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곳곳에 배치한 섬세함이 엿보였다.

실내 디자인 역시 대대적으로 개선됐다. 다이얼식 기어노브로 인해 수납공간이 늘었고, 각종 공조 버튼들이 큼직하게 배열됐다. 각종 버튼엔 구분감이 뚜렷한 미국식 감성이 덧칠됐다. 운전 중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려움 없는 접근성이 장점이다.

스피커는 B&O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됐다. 12개 스피커가 장착돼 어느 자리에 앉든 선명한 소리를 즐길 수 있다. 동반석 파워시트와 센터 콘솔 뒤 무선충전 패드도 편의성을 높인 옵션이다.

거주성은 광활하다. 전장 5050㎜에 휠베이스 3025㎜를 확보해 2열은 물론, 3열까지 넓은 탑승공간을 제공한다. 3열 파워폴드 버튼과 2열 시트 옆 발받침 등이 차의 목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트렁크 용량은 515리터로 최고 2486리터로 확장할 수 있다.

2.3리터 GTDI 엔진의 초반 가속력은 호쾌했다. 304(5500rpm)마력, 42.9kg.m(3500rpm) 토크가 2395㎏의 차체를 부족함 없이 밀어준다. 10단 변속기도 지연 현상이나 울컥거림이 없었다. 정확하고 여유로운 거동은 운전의 재미보다 안전에 대한 산뢰를 높였다.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전 세대 대비 1㎞/ℓ 향상된 8.9㎞/ℓ다.

지형 관리 시스템은 총 7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실제 강원도 원주로 향하는 시승코스에서 ‘미끄러운 길(Slippery)’ 모드는 높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네 바퀴가 바닥을 움켜쥐고 달리는 느낌은 후륜보다 더 부드럽고 스포티했다.

실내 정숙성도 잘 다듬어졌다. 전면과 1열 측면에 적용된 이중접합글래스 덕분이다. 가속페달은 깊게 밟으면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되지만, 불쾌할 정도는 아니다. 미국 모델에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이 탑재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첨단 운전자 지원 장비는 올-뉴 익스플로러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다. 포드는 이를 ‘코-파일럿 360 플러스(Co-Pilot 360 Plus)’라고 명명했다. 차선 유지 시스템은 물론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이 포함된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 등이 모두 포함됐다.

360도 카메라와 분할 화면도 보기 쉬웠다. B필러에 장착된 키패드로 보안 번호를 눌러 도어를 열 수 있는 기능도 스마트했다.

아쉬운 대목은 마감이었다. 미국차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평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 주행 중 실내 일부에서 소재가 부딪히는 잡음이 나거나 2열 손잡이 커버의 조립이 덜 된 식이다. 손으로 잡으면 흔들리는 윈도우와 보닛 안에 고정된 플라스틱의 결합 불량도 시승차에서 발견된 옥의 티였다.

8인치의 센터 디스플레이가 넓은 공간에 비해 옹색해 보였다.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를 분석했다는 것이 포드의 설명인데, 향후 수입되는 트림의 대형 디스플레이 적용은 필수적으로 판단된다. ‘갤럭시 S10 5G’ 이상 크기의 스마트폰이 충전 패드에 들어가지 않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올-뉴 익스플로러의 가격은 2.0리터 리미티드 모델 기준 5990만원이다. 브랜드 역사와 정체성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지만, 최근 늘어난 경쟁모델을 보면 고민이 깊어진다. 마침표는 결국 완성도가 찍는다. 왕좌를 결정하기 힘든 세그먼트에서 작은 만족감이 판매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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