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한도 등 의견차 팽팽
매각 무산땐 주도권 채권단에
양측 모두 “연내 계약이 목표”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금호산업 간 주식매매계약체결(SPA)이 예정보다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협상 과정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와 현산 컨소시엄이 당초 예정대로 12일 SPA를 체결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한 달간 부여했다. 12일이 현산이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배타적 협상 기한인 이유다.
하지만 본협상 과정에서 구주 가격을 놓고 의견차를 보인 데 이어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한도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양측 모두 연내 매각이 목표라는 데에 동의한 것을 고려하면 협상 시한은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산 컨소시엄 측은 기내식 사건 등의 향후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배상 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12일이라는 날짜가 법적 구속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부 내용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산 컨소시엄 측도 “12일에 갑자기 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답을 하기 힘들다”며 사실상 SPA 계약이 예정보다 늦춰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매각이 무산될 여지는 작다. 특히 금호산업 입장에선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매각 주도권이 금호산업에서 채권단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협상 국면에서 불리하다.
HDC 현대산업개발. [연합] |
앞서 채권단은 4월 아시아나 발행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산업은행이 구주 가격을 금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매길 수 있어 금호가 책정한 4000억원대는 물론 현산 컨소시엄이 제시한 3200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금호가 결국 현산 컨소시엄의 제안을 받아들여 연내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산 컨소시엄은 연내 SPA 체결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신주 발행가 책정 등이 여전히 남은 과제다.
구주 매입과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이 마무리되면 약 1조40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 개선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장·단기 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1조원 수준이다. 정상화까진 아니더라도 급한 불은 끌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금호산업은 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 뒤 내년 3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대출 1300억원을 포함해 차입금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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