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비행기들이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대한항공이 한국인 여성 동성 부부를 ‘가족 고객’으로 인정했다.

12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세계 인권의 날을 앞둔 9일 캐나다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한 한국 국적의 40대 여성 동성 부부의 ‘스카이패스’ 가족 등록을 마쳤다.

대한항공은 현재 스카이패스 회원을 상대로 가족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가족으로 등록되면 회원 마일리지를 사용해 가족에게 보너스 항공권을 줄 수 있다. 가족의 마일리지를 합산해 보너스 항공권을 살 때 활용할 수도 있다.

마일리지 양도와 합산은 가능한 가족의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 조부모, 손자녀, 배우자의 부모, 시위, 며느리 등이다.

가족 등록은 국내의 경우 6개월 이내 발급한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 가족 관계와 생년월일이 명시된 법적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 외 지역에선 6개월 이내 발급한 결혼증명서나 출생증명서, 호구본, 세금증명서 등 신청인과 가족임을 증명하는 법적 서류가 필수다.

그간 국내에선 동성 결혼이 인정되지 않아 동성 커플은 가족 등록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 국내 동성 부부 1호인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 2017년 한 퀴어토크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마일리지 공유를 위해 전화했지만, 규정상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며 “가족관계등록부를 첨부해야 하는데 가족으로 등재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한항공의 경우는 가족 등록 신청자가 동성애가 인정되는 해외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가 있어 가능했다.

네이버 블로그 ‘아콘네’를 운영하는 커플은 블로그에 관련 글을 올리고 “가족 회원이 되고자 캐나다에서 2013년에 받은 혼인증명서와 얼마 전 발급받은 2018년 미국 세무보고 부부합산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아콘네 커플은 한국인 40대 여성 부부로, 2013년 5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결혼해 한국에 살다가 2018년 미국 영주권을 받아 캘리포니아 주에서 정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개인의 성(이성·동성)을 구분하거나 차별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각 국가의 관련법에 근거해 가족 관계를 인정하고 있다”며 “40대 여성 동성부부의 경우에도 동성애를 인정하는 미주나 캐나다에서 사실혼을 입증하는 서류가 있어 가족으로 등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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