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고 불안감에 국내 ESS시장은 매년 뒷걸음질
배터리가 폭발 원인? 정부 사고원인 규명 시급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관련업계는 남의 집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화재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산 ESS제품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자체 안전성 강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국내외 시장조사기관들이 잇달아 발표한 ESS 시장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는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의 ESS 설치량이 2018년 774MWh에서 2023년 1만1744M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72%의 고성장을 전망한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이어져야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헤럴드] |
미국 시장은 ESS 설치 때 투자세액 공제 방식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 추진되는 등 정부차원의 산업 지원 방안과 함께 배터리 가격 하락, 설치단가 인하 등의 호재가 맞물려 있다.
또 지구촌 각국의 ESS 활성화 방안도 이어지며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4.2GWh에서 2024년 16.2GWh까지 연평균 27%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시장의 폭풍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정작 국내 ESS시장은 사고여파로 잇달아 뒷걸음질치고 있다. 때문에 부진한 국내 실적이 자칫 해외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ESS용 2차전지 시장은 지난해 18년 5.6GWh에서 올해 1.8GWh까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최근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수익성 악화, ESS 설치 비용 증가 등을 감안하면 2020년에도 플러스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내년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국내 ESS 사업 비중 역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삼성SDI의 국내 ESS 사업 비중은 올해 45%에서 2020년 35%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국내 시장 상황에 ESS 관련업체들은 정부의 사업 지원방안과 함께 명확한 사고원인 발표가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다.
특히 ESS 화재사고의 주범이 배터리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SS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빈발하는 ESS 사고가 왜 같은 배터리를 쓰는 해외에선 잠잠한지 생각해 볼 문제”라며 “정부가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주는 게 글로벌 시장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주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