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즈경제=김민지 기자] 유소년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 약물을 몰래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야구선수 이여상(35·전 롯데자이언츠) 씨에게 법원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의 형량을 선고했다. 현재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인 이 씨는 남은 형량을 이어가게 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내주)는 19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송파구의 한 유소년 야구 교실에서 청소년 선수 9명에게 2800여 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불법으로 주사·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는 또 학부모로부터 360만 원 가량을 받고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제 주사제 등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9월 “학생들의 믿음을 이용해 (불법 약물을) 판매한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며 이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 씨와 검찰 양측은 각각 ‘형이 무겁다’, ‘가볍다’면서 항소했고, 이번 2심 재판이 열리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같은 정상을 고려할 때 1심 선고형이 너무 가볍다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 씨측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이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단 “일부 피해자들의 부모가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피고인의 범행으로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미래가 사실상 박탈된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의 경우 어머니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약사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했을 때 자기가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별다른 죄의식 없이 약물을 판매·투약한 것은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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