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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잃은 실물경제]시장재편·노조리스크에 車산업 ‘감속’…올 수출 10년만에 최저
11월까지 219만대…연간 240만대 하회 우려
SUV 중심 시장 재편에 업계 내부 실적 차별화
쌍용차 이란 수출 중단·르노삼성 美시장 고전
글로벌 시장 둔화 여파 내년 수출 전망도 ‘암울’

노조 리스크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시장 재편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의 해외 수출 물량이 지난 2009년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해외에 수출한 자동차 물량은 총 219만6534대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다.

자동차 수출량은 2009년 당시 214만8862대로 저점을 찍은 이후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2011~2014년 동안은 연간 300만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2015년 297만대로 다시 300만대 아래로 내려온 수출량은 2016년 262만여대, 2017년 253만여대로 주저앉았다. 미·중 간 무역 분쟁에 따라 글로벌 교역 규모가 위축된 지난해에는 244만9651대로 250만대 선이 무너졌다.

자동차는 전체 수출액의 8%(1~11월 누적 기준) 가량을 차지해 단일품목으로는 반도체(17.4%)와 함께 우리 수출을 이끄는 양대축이다. 자동차 수출이 부진하면 한국 수출 전체가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수출이 부진해진 것은 SUV 중심으로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중견 3사가 적응하는 속도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1~11월 누적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량은 각각 4.3%, 1.5% 증가했지만 나머지 3사의 부진이 누적되면서 전체적으로는 1.2% 감소했다.

KAMA 관계자는 “쌍용차는 주요 수출지인 이란 수출 중단과 신흥국 부진에 수출량이 43.9% 감소했고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의 미국 수출 물량 축소 등으로 25% 가까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는 르노삼성의 경우 파업이 이어지면서 신차 배정이 늦어져 내년 ‘물량절벽’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1월까지 차종별로는 SUV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35만대를 기록한 반면, 세단 등 다른 차종의 부진으로 승용차 전체적으로는 0.6% 감소했다. 승용차 모델별 상위 10개 모델 중 7개가 SUV일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SUV의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수출 상위 10개에 이름을 올린 중견 3사 SUV는 한국GM의 트랙스가 유일하다.

문제는 내년에도 자동차 수출 여건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보성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내년 신흥시장이 소폭 회복되겠지만 미국과 서유럽 시장 의 부진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올해 대비 0.4% 늘어난 8730만대에 불과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년이 신차 수퍼사이클이라고는 하지만 시장 자체가 회복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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