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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임원인사 ‘여성·융합형’ 강풍
젊은 임원으로 세대교체 뚜렷
80년대생 여성임원 잇단 발탁
업종간 결합 시너지 인사 주목
CXO연구소 “윈디가 키워드”

올 연말 단행된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여성 임원과 타 업종 간 융합형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임원 수를 감축하는 가운데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도 뚜렷했다. 주요 인사에서는 큰 변화를 보여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인사 폭을 최소화하는 실리형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30일 2020년을 맞는 주요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으로 변화의 바람이 세차게 분다는 뜻인 ‘윈디(WINDY)’를 키워드로 꼽았다. 이는 ▷여성 임원 강세(Woman) ▷융합형 임원 선호(Intercross) ▷인사 폭 최소화(Narrow) ▷임원 수 감축(Decrease)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Young)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먼저 1980년대생 여성 임원 발탁이 두드러졌다. 심미진 LG생활건강 상무(1985년생·34세)와 임이란 상무(1981년생·38세), 김수연 LG전자 상무(1980년생·39세)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인사로 LG그룹에서 여성 임원은 37명으로 늘어났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기준 100대 기업에서 1980년대생 임원 수는 남녀를 통틀어 0.4%이다.

포스코에서는 제철소 첫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1990년 대졸 여성 공채 1기로 입사한 김희(52) 철강생산기획그룹장이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여성 첫 공장장을 역임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SK와 롯데, 현대차도 여성 임원 발탁에 중점을 두며 변화를 꾀했다.

‘융합형 인재’도 부상했다. 강희석 이마트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전임 사장보다 12살이나 어린 컨설턴트 출신 강 사장을 선임하는 ‘깜짝인사’로 관심을 모았다.

CXO연구소는 “유통이라고 해서 유통만 전문으로 한 사람이 CEO를 한다는 전통 관념이 깨진 융합형 인사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앞으로도 다른 업종 간 결합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임원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대교체는 CEO 뿐 아니라 일반 임원급에서도 광범위하게 이어졌다. 1950년대생 CEO가 대거 물러나고 1960년대생 CEO가 들어섰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용퇴하고 권봉석 사장이 후임 CEO에 올랐다.

일반 임원도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로 무게중심이 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은 1970년대생 신규 임원을 다수 발탁했다.

임원 수 감축 현상도 두드러졌다. 대한항공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넘게 줄였고 일반 직원 희망퇴직까지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쌍용차, 두산중공업 등도 마찬가지다. 임원 숫자가 줄어들다 보니 대기업 직원이 임원이 될 확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CXO연구소는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최소 인력으로 최대 성과를 얻겠다는 오너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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