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키 없이 스마트폰으로 한번에…역 주변 이동하기에 ‘딱’
3월부터 분당 요금 책정땐 20분에 4달러…택시요금의 8분의 1
아이오닉 일렉트릭서 기아차 등 차종 확대도…최대 300대 목표
현대차그룹 ‘모션랩’ 전략담당 데이브 갤런(Dave Gallon) 상무의 서비스 시연 모습. [현대차 제공] |
[로스앤젤레스(미국)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지하철 역 근처에서 ‘모션랩’ 앱을 구동해 공유차를 검색하니 가까운 차의 위치와 정보가 뜬다. 이용 버튼을 누르고 차 앞에 다가가 앱의 ‘열림’ 버튼을 누르자 잠금이 풀렸다. 스마트키 대신 스마트폰으로 누리는 공유차의 편리함은 넓은 미국 도로에서 유용하게 느껴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경험한 ‘모션(Mocean) 카셰어링 서비스’는 국내외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인 카셰어링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관적으로 설계된 앱은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 활용하기에도 쉬웠다.
‘모션 카셰어링 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법인인 ‘모션랩’이 선보인 첫 실증사업이다.
현재 모션랩에서 운영 중인 카셰어링 서비스의 요금은 최초 서비스 가입비 12달러를 제외하고, 주행시간에 따라 시간당 12달러(연료비 포함)다. 같은 거리를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하철, 버스 요금은 약 7달러(대기시간 포함 약 2시간 소요), 택시나 우버 요금은 약 60달러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오는 3월부터 분당 요금제가 적용되면 약 20분간 운행 시 비용이 4달러로 책정된다. 버스나 지하철 등 전통적 대중 교통과 비슷한 비용으로 시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택시 요금보다는 8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적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카투고(Car2Go) ▷집카(Zipcar) ▷드라이브나우(DriveNow) 등 약 16개 카셰어링 업체의 평균 이용료가 등록비 약 25달러, 편도 이용료 약 11~18달러, 왕복 이용료 약 53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모션 카셰어’는 높은 비교 우위를 지녔다.
데이브 갤런(Dave Gallon) 모션랩 전략담당 상무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범운영 개념으로 사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모션랩이 운영하는 카셰어링 서비스는 첫 번째 단계로 유니언역, 웨스트레이크역, 페르싱역, 7번가·메트로센터역 등 대형 전철역 기반(Station-based) 방식으로 4개의 역사 환승 주차장에서 제공되고 있다.
모션랩은 향후 ▷LA 시내(Downtown) 지역 ▷한인타운 ▷할리우드 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왕복 방식으로만 운영하고 있지만, 프리플로팅 방식으로 운영 형태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모션랩 전략담당 데이브 갤런(Dave Gallon) 상무가 현지 고객에게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차량도 현대차 아이오닉 PHEV 15대를 시작으로 향후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기아차의 차종도 추가할 계획이다. 최대 300대 이상 운영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정헌택 모빌리티사업실장(상무)는 “장기적 관점에서 카셰어링 사업의 확대로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사업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며 “과거처럼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판매처 확보와 서비스로 이동성 제공이 핵심 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