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산업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총선 등으로 경자년 새해, 경제계는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산적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새해 벽두부터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글로벌 경제는 당분간 불황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 한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신동빈 롯대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몽규 HDC 회장의 행보에 특히 쟤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헤럴드]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그릴 ‘미래 설계도’=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 한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설계도를 그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와 소비자의 행태 변화로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현대차도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이와 관련 최근 "그룹차원에서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5년간 총 10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APTIV)와 현지 합작법인을 만드는 등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핵심 전동화 부품 경쟁력을 강화해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도 전동화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새롭게 대두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인수합병(M&A)및 지분 투자, 전략적 제휴와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여 녹록치 않은 대외 경영 환경 속에서 그의 투자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헤럴드] |
▶신동빈 롯데 회장, 사법리스크 털고 ‘뉴 롯데’ 가속도=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면서 본격적으로 ‘뉴 롯데’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신 회장에게 집행유예형을 확정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유통과 화학을 그룹의 양대 축으로, 2023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를 목표로 화학 부문은 한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 대규모 화학설비 증설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주 중심의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는 일도 신 회장의 과제다. 특히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의 영향력을 줄이고 단일 지배구조를 갖추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 상장 작업을 추진해 왔던 송용덕 부회장에게 지주 공동 대표이사를, 그룹내 재무통인 이봉철 사장에게 호텔&서비스BU(비즈니스 유닛)장을 맡겼다.
그룹 이미지 개선도 신 회장의 숙제 중 하나다. 신 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강조한 고객과 사회공동체와의 ‘공감’도 이와 맥락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분장 부사장. [헤럴드] |
▶김동관 한화 솔루션 부사장 '한화 3.0' 세대교체 첫발=지난해 한화솔루션과 ㈜한화의 전략부분장을 겸임하게 된 김동관 부사장에게 2020년은 그룹 경영 전반에 걸쳐 본격적인 영향력을 증명하는 첫 해가 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의 그룹 경영 보폭 확대는 3세 승계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10년간 한화의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일차적인 경영능력은 검증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에는 기존 태양광 부문과 함께 그룹 주력사업 중 하나인 케미칼과 첨단소재 부문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마련해야하는 과제를 받아 들었다.
김 부사장에게 재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그가 그룹의 모태사업이자 지주사 격인 ㈜한화의 전략부분장을 맡았다는 점에서다.
전통적인 그룹의 사업영역 외에서 그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질 지 있을 지 세간의 관심이 쏠려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헤럴드] |
▶허태수 GS그룹 회장 ‘디지털 GS’ 청사진 제시 주목=허태수 회장은 자산총액 63조원, 재계 순위 8위의 GS그룹을 이끄는 새 수장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전임 총수인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선제대응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100년 장수기업'으로 GS를 키워줄 것을 허 회장에게 주문했다.
2006년 GS홈쇼핑 대표로 취임할 당시 연간 취급액 1조 8946억원, 당기순익 512억원에 불과하던 실적을 지난 2018년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익 1206억원까지 끌어올린 허 회장의 경영능력에 강한 신뢰를 나타낸 것이다.
허 회장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을 강조하고 있다.
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육성해야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보유한 핵심 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고, 우리의 코어 사업과 연관된 사업으로 신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헤럴드] |
▶정몽규 HDC 회장, 건설서 모빌리티로 보폭 확대=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면서 건설 중심의 사업구조를 항공업 기반의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하는 첫발을 내디뎠다. 이에따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경영능력을 어떻게 발휘할 지 주목된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가 가장 큰 과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앞으로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인수 후에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며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어떻게 엮어낼 지도 관심사다. 건설 사업으로 기반을 다진 HDC그룹은 HDC아이파크몰로 유통업에 진출했다.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정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항공과 유통, 호텔, 면세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