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무력충돌 가능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과 함께 웨스트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고 16일만에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다소 굳은 표정으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
이란이 사실상 핵 합의 탈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의 여파가 국제 핵 위기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관련기사 3·4면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 폭사 이후 이란 핵 정책을 논의하고, 같은날 성명을 통해 “이란은 핵 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은 “이는 곧 우라늄 농측 능력과 농도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사실상의 핵합의 탈퇴를 시사했다.
앞서 지난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를 대가로 경제적 제재를 해제하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이하 핵 합의)를 타결시켰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2018년 5월 이란과의 핵 합의 철회를 공식화하며 대이란 경제제재를 회복시켰고, 이어 이번에 이란까지 합의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국제 사회는 이란 핵 개발 제재를 위한 통제력을 사실상 잃어버리게 됐다.
미·이란 간 긴장 고조로 핵 합의 위기를 감지, 지난 4일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촉구한 바 있는 협정 당사국들은 위기가 현실화되자 이란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란이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도 희박하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대한 로켓포 피격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은 지난 3일 바그다드에서 벌어진 미국의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이라크 민병대 지도자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가 사망 이후 최고조로 치닫으며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지난 4일 오후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내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위치한 그린존을 겨냥한 포격이 발생, 군부실세를 잃고 난 후 ‘가혹한 보복’을 경고한 이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확한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은 해당 공격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위협에 대해 이란이 공격 할 시 반격 목표를 이미 정해놨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