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이 ‘CES 2020’ 개막을 앞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LG디스플레이 제공]

[라스베이거스(미국)=천예선 기자]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은 1분기 본격 양산 체제를 갖출 것이다. 흑자전환 시점은 올 하반기로 본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광저우 공장 가동 지연에 대해 “늦어도 올 1분기에는 본격 가동될 것”이라며 “양산수율 최적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지만 현재 근본 원인을 찾았고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저우 공장 양산을 계기로 “올해 전 세계 OLED 패널 판매량은 작년 330만대에서 600만대 중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15개 TV 제조사에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흑자전환 시점은 올 하반기로 예상했다. 정 사장은 “올 상반기까지는 작년 하반기 같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에는 경영정상화 조건이 만들어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0%(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로 좋지 않은 현금흐름에 대해서는 “현금흐름은 흑자전환 시점보다 더 앞당겨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시설투자에 연평균 7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올해와 내년은 3조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OLED 매출 비중은 작년보다 10%포인트 높은 40%로 잡았다. 정 사장은 “대형 OLED와 P-OLED(플라스틱 OLED)를 합쳐서 OLED 매출은 전체의 40%를 차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50%를 초과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LCD 사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도 재확인했다. 정 사장은 “연말까지 국내에서 TV용 LCD 생산을 대부분 정리하고 중국 공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LCD사업은 경쟁력 있는 부분은 더욱 강하게 만들고, 구조적 한계가 있는 부분은 신속하게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LCD 파주 공장은 IT용 고부가제품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구미공장은 P-OLED와 오토 중심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13조원 투자를 집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인 구조와 공정을 볼 때 OLED”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화질 측면에서는 장단점이 교차할 수 있다”며 “QD 디스플레이가 색재현력이 좋은 반면,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OLED(W-OLED)는 휘도와 반사율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화이트 OLED는 시네마틱 사운드(별도의 스피커 없이 화면에서 소리가 나는 기술), 자유자재 디자인 등의 강점이 확실한 차별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OLED를 중심으로 한 3대 중점 추진과제도 밝혔다. ▷대형 OLED 대세화 ▷P-OLED(플라스틱 올레드) 사업 턴어라운드 ▷LCD 구조 혁신 가속화가 그것이다. 특히 최근 성과를 내고 있는 자동차·항공 등 운송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수년내 매출 비중이 30%는 돼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사장은 “운송사업 매출이 2017년 1조원을 돌파하고 내년 2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동차에 들어가는 P-OLED 제품을 올 2분기 말에는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은 2020년 24만대에서 2025년 440만대까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정 사장은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글로벌 경쟁심화와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OLED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전개 가능성이 높다”며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인재라는 탄탄한 경쟁력이 있기에 올해 중점 과제들을 제대로 실행해 간다면 보다 더 새롭고 강한 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