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0’ ‘도쿄올림픽’ 특수 기대
[대신증권 제공]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패션 소비 트렌드가 의류에서 신발로 옮겨가면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사의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조사들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올해는 유로2020,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시장 성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8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운동화 시장은 의류 시장과 달리 소비가 견조하게 증가하며 글로벌 주요 브랜드들과 제조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푸마의 3분기 누적 매출 성장률은 각각 7.1%, 6.7%, 17.6%에 달했다. 이들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신발 OEM 기업 화승엔터는 같은 기간 누적 매출 성장률 29%를, 태광실업은 27%를 기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기업 대비 제조사 매출 성장률이 더 높은 이유는 신발 분야야말로 대형 벤더사 중심으로 시장 재편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고객사들의 제품 믹스가 고가 제품으로 상향 이동하면서 수주 단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유로2020과 도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패션슈즈보다는 퍼포먼스 시장 성장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3년간 운동화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것은 ‘어글리 슈즈’로 대변되는 패션슈즈 시장이었지만 올해는 다소 둔화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반면, 착용자들의 운동 능력을 극대화하는 퍼포먼스 슈즈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퍼포먼스 슈즈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라는 글로벌 Top 2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견고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이들 브랜드가 벤더와 공고한 관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밸류체인 투자시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성장이 돋보이는 신발 OEM 제조사로 화승엔터를 꼽았다.
화승엔터는 지난해 3분기부터 고단가 제품 150만 켤레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공장 운영 효율화를 끌어올렸고, 4분기 성수기 효과까지 맞물리며 영업이익률이 두자릿 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은 작년 4분기 화승실업의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97% 증가한 291억원으로 내다봤다.
반면 신발 제조사에 비해 의류 OEM 산업은 올해 불투명한 미국 소매 경기에 따라 다소 소극적인 전망이 나왔다.
유 연구원은 “지난해 (의류 OEM 제조사들의) 높은 성장은 2017~2018년 OEM 산업이 대형 벤더사 시장으로 재편된 효과 때문이었는데, 2020년 다시 미국 의류 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있을 경우 대형 벤더사들의 수주 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