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발굴 가속
올해 8K TV 작년보다 3배 성장 목표
“중국과 8K칩 기술격차 2년” 자신감
프로젝트 프리즘 두번째는 세탁기·건조기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0’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라스베이거스(미국) 천예선 기자]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로봇 출시는 삼성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굵직한 신사업 개척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50년간 TV와 가전 등을 출시했을 뿐 로봇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초 로봇은 사용성과 가격 등을 감안할 때 B2C(기업-소비자간 거래)가 아닌 서빙 로봇이나 안내로봇과 같은 B2B(기업간 거래)용 리테일(소매) 로봇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작년 CES에서 로봇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연내 다양한 로봇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에서 “로봇 제품이 작년에 나온다고 했는데 못 나와 죄송하다”며 “솔직히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존에 맞추지 못했다”며 지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6~7월 정도에는 소비자가 구입 수 있는 제품 나올 것”이라며 “프로젝트 프리즘의 세번째나 네번째 제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작년 6월 발표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새로운 비전이다. 단조로운 백색 광선을 다양한 색으로 풀어 내는 프리즘처럼, 다양한 소비자 취향과 개성을 살린 가전을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맞춤형 가전’ 의미를 담았다. 첫번째 제품은 비스포크 냉장고로, 출시 3개월 만에 삼성전자 냉장고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할 만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이날 “프로젝트 프리즘의 두번째 제품은 1월 출시될 세탁기와 건조기”라고 말했다.
김현석 사장이 로봇사업 진출을 밝힌 데에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어있다.
김 사장은 이날 “소비자가전(CE) 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수요 정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그간 축적해 온 소비자 중심 혁신과 AI·5G 등 최신 기술로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해 사업을 지속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에서 최초 공개한 로봇 ‘볼리’. [삼성전자 제공] |
한편 김 사장은 이날 TV와 생활가전 사업방향도 밝혔다. 주요 사업 방향으로는 ▷ 8K TV 대중화 ▷마이크로 LED ‘더 월’ 등 새로운 시장 지속 육성 ▷라이프스타일 가전 대표 브랜드로서의 시장 영향력 강화를 들었다.
김 사장은 “올해 TV 사업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TV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8K 시장의 확대로 지난해 대비 3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반도체 최강자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우위’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저화질 콘텐츠를 8K수준으로 올려주는) 8K 업스케일링 AI칩을 삼성전자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시스템LSI사업부에서 공급받는다”며 “다른 TV 제조사와 기술 격차는 2년 정도 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앞으로 도래할 ‘경험의 시대’에 업계 리더로서 비전도 제시했다. 김 사장은 “삼성은 가장 많은 디바이스를 가진 기업”이라며 “ 많은 기기가 연결돼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미래 사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