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능력 완성차가 우위
현대차그룹 경쟁력 충분하다”
현대자동차그룹 UAM사업부 신재원 부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UAM 전략을 밝히고 있다. 그는 조직은 작지만, 계열사와 그룹의 역량 등이 경쟁사를 압도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제공] |
[라스베이거스(미국)=정찬수 기자] “개인용 비행체 시장은 오는 2035년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입니다”
신재원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UAM 사업부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오는 2035년 이후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래항공분야에서 30년간 재직했던 신 부사장은 작년 9월 현대차에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최근 신설된 현대차 UAM 부문 총괄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신 부사장은 “상용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업계는 우버의 계획을 표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시범적인 상용화 단계에선 조종사가 필수적이며 도시의 일정 지점에서 공항을 이동하는 식의 한정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자동차를 만드는 현대차그룹이 항공기 제조사에 비해 도심항공모빌리티에서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자동차 업체의 강점인 대량생산 능력을 꼽았다.
신 부사장은 “UAM이 상용화되면 샌프란시스코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하루 수백차례 운항할 것이므로 비행체가 자동차와 같은 속도로 생산돼야 하는데 항공사들의 지금 공정이나 기술로는 대량생산이 어렵다”며 “현재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항공기는 2만5000대 규모로, 보잉의 대표 기체인 737의 생산량이 월 60대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 항공사들보다 양산 체제를 갖춘 완성차 제조사들이 UAM 시장을 키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낯선 개념인 도심항공모빌리티에 대해서는 “개인용비행체(PAV) 뿐 아니라 도심용 새로운 항법, 이착륙장 등 기반시설, 충전 기술 등을 모두 포괄하는 생태계를 뜻한다”고 신 부사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도심항공모빌리티용 개인비행체(PAV)는 아직 용어정리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신 부사장은 “전기로 작동하고 수직이착륙하며 소음이 크지 않은 소형비행체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도심에 활주로를 짓기 어려우므로 수직 이착륙 기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수직이착륙 방식이 아니라 영화 ‘백투더퓨처’에 나오는 드로리안처럼 주행과 비행을 모두 한다는 점에서 다른 개념이며 도심항공모빌리티용 비행체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전기 추진 방식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신 부사장은 “헬리콥터는 소음때문에 도심에서 이동이 어렵다”며 “전동을 이용해서 여러개 로터를 쓰면 소음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소음은 안전, 저비용, 접근 용이성, 승객 중심 등 현대차의 UAM 4대 원칙에 기반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신 부사장은 “특히 안전은 완벽해야 한다”며 “기체 무기를 가볍게 해서 낙하산을 적용하고, 로터가 하나 고장이 나도 제어되도록 제작할 것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나오는 경쟁사와 비교해 연구조직이 작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구원 수보다는 기업의 총체적인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부사장은 “글로벌 스타트업과 달리 현대모비스 등 연관 부품사들을 보유한 데다 연구 역량도 경쟁사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고품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체계를 갖췄고, 원가절감이 가능해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PAV를 누구보다 빨리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