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은 목소리 수집 막아
구글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42개 언어로 글 읽어주고 번역
아마존 알렉사는 픽업트럭에 탑재
음성으로 보닛·짐칸 문도 여닫아
아마존이 투자한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이 개발 중인 픽업트럭. |
CES 야외 전시장에 자리잡은 ‘구글’ 부스 전경. |
[라스베이거스(미국)=천예선 기자] 올해 ‘CES’에서도 구글과 아마존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작년 CES에서 전자업체 부스마다 서 있던 구글맨은 올해 전시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구글과 아마존은 올해 AI 기술을 넘어서 개인정보 유출과 무단수집을 막기 위한 다음 단계의 ‘착한 AI’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8일(현지시간) CES 야외 전시장에 자리잡은 ‘구글’은 음성인식 AI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장문의 기사나 블로그 글을 자연스럽게 읽어주고 번역해주는 기능을 발표했다. 휴대전화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AI스피커에 “이 페이지 읽어줘”라고 말하면 음독을 시작해 42개 언어로 번역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이어 아마존 전시에서는 아마존이 투자한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이 개발 중인 픽업트럭이 주목을 받았다. 아마존 AI비서 ‘알렉사’를 탑재해 음성 지시로 차안에서 음악을 들려줄 뿐 아니라 보닛이나 짐칸의 문을 여닫을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한 발 더 나아가 사용자의 의도치 않은 목소리가 수집돼 자칫 개인정보 보안이 침해되는 것을 우려하고 대안 또한 내놨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의 새 기능을 소개하면서 ‘프라이버시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기능은 가장 최근 명령 기록을 삭제하는 기능이다. “헤이 구글, 이번 주에 말한 모든 것을 삭제해줘”라고 말하면 모든 명령이 삭제되고, 이용자가 원하면 설정에서 선호에 따라 관련 제어를 할 수 있다.
아마존 역시 음성 지시로 녹음 내용을 삭제 할 수있는 기능 등을 지원한다. 미리엄 다니엘 아마존 알렉사 및 에코장치 부사장은 “모든 제어 권한은 고객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애플과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담당 임원들도 전날 CES 공식 세션 중 하나인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원탁회의에 참석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했다.
에린 이건 페이스북 최고프라이버시책임자(CPO)는 ‘공개 범위 확인(Privacy Checkup)’ 기능을 소개하며 ‘내가 공유하는 게시물을 볼 수 있는 사람’ 기능을 통해 이용자 프로필 정보에 접근 가능한 사람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제인 호바스 애플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담당 이사도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이라는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애플의 ‘이모지(emoji·이모티콘)’ 데이터 세트를 익명화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자주 사용하는 이모지’가 나타나더라도 애플은 그 데이터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10년째 CES에 참석한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작년과 재작년엔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기에 탑재하는 초기여서 구글맨을 각각의 부스에 투입해 설명을 도왔지만, 올해는 이미 대부분의 업체가 TV 등 기기에 내장했기 때문에 굳이 구글맨을 동원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무단수집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미국 IT 업체들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내놓은 것이 AI비서의 다음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