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매장에 전시된 88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LG전자 제공]

[라스베이거스(미국)=천예선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0’에서 ‘리얼 8K’로 관람객의 관심을 모은 LG전자는 전시장 인근 ‘베스트바이’ 매장에서도 올레드 8K의 위상을 이어갔다.

미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30분 가량 떨어진 미국 최대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아로요 마켓 스퀘어 매장. 지난 9일 기자가 베스트바이에 들어서니 광활한 매장 오른쪽 벽면에 LG전자의 올레드와 나노셀 TV 전략제품 7대가 미국 소비자들을 맞고 있었다. 베스트바이는 월마트, 코스트코와 함께 미국 3대 유통 브랜드로, 미 전역에 1600개 매장을 갖고 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LG전자의 ‘리얼 8K’ TV. LG전자 브랜드월(벽) 옆으로 ‘88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와 ‘75형 나노셀 LCD 8K TV’가 나란히 서 있었다. 이들 TV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오른쪽 상단에 붙어 있는 ‘8K 울트라 HD’ 로고였다. CTA가 부여하는 이 로고를 사용하려면 화소수(3300만개 이상)와 화질선명도(CM·50% 이상)가 8K 기준에 맞아야 한다.

이현철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PM(Product Management)팀 책임은 “LG전자 8K TV화질선명도는 기준치를 훌쩍 넘는 80~90%로 유일하게 이 로고가 부착돼 있다”며 “가옥구조상 70인치 이상 초대형을 찾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레드가 ‘리얼 8K’로 최고화질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3만불(약 3480만원)에 달하는 88인치 시그니처 올레드 8K도 일주일에 2~3대씩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소니와 경쟁을 벌이는 미국 전체 올레드 시장에서도 LG전자의 판매실적은 압도적이다. 이 책임은 “미국 올레드 시장에서 LG전자 판매 비중은 75%이상을 항상 유지하고 있다”며 “(저화질 영상을 8K수준으로 올려주는) 알파9 칩셋과 구글어시스턴트 및 아마존 알렉사를 내장한 오픈 AI 등 사용자 편의성이 경쟁사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더 아로요 마켓 스퀘어 매장 전경. 베스트바이는 월마트, 코스트코와 함께 미국 3대 유통매장으로 LG전자 TV부문 미국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4K 올레드의 경우 2500달러(약 290만원) 이상 프리미엄 TV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임은 “각사의 히어로 제품 가운데 유사한 가격대인 경쟁사의 82인치 8K 모델보다 자사의 77인치 올레드 4K 판매실적이 2배 이상 좋다”며 “해상도는 (8K가 아닌) 4K이지만 올레드가 디바이스(기기) 자체 화질 경쟁력에서 완벽한 블랙과 자연스런 컬러를 구현해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레드 화질은 LCD 4K든 8K든 따라오기 어렵다”며 “여기에 올레드가 8K가 되면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8K 가용 콘텐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 8K 라인업을 대폭 확대해 북미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북미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 TV의 매출액 점유율은 24.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년에는 올해 대비 2배 이상인 53.1%에 이르며 LCD TV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베스트바이 매장 왼쪽으로 넘어가니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 생활가전이 즐비했다. 특히 LG전자의 세탁기와 냉장고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월풀과 GE 등 쟁쟁한 현지업체를 모두 제쳤다.

LG전자는 냉장과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서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월풀과 GE 등 현지업체를 모두 따돌렸다. 사진은 미국 4세대 혁신 프리미엄 냉장고로 서랍부분에 냉장/냉동 기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풀컨버터블 기능을 장착했다. [LG전자 제공]

임기용 LG전자 REF PM팀 책임은 “1세대 ‘아이스메이커 도어 일체화’를 시작으로 도어인도어(메인도어에 붙어 있는 작은 도어), 인스타뷰(도어 노크만으로 내부를 볼 수 있는 기능), 풀컨버터블·크래프트 아이스(냉장/냉동 가변형 공간·2시간 지속 원형 아이스)까지 4세대에 걸쳐 현지에 특화된 혁신제품을 출시해 로컬업체를 따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91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미국 냉장고 시장에서 LG전자가 18%(1조8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중 70%를 경남 창원에서 생산해 한국 수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세탁기·건조기 역시 미국 대표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의 성능평가에서 올 1월 기준 전(全)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LG전자는 미국 900달러(약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10년째 1위를 유지 중이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