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김현일·박로명 기자] 20일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은 조문객들과 각계에서 보낸 조화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오전 9시 37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필두로 정·재계 인사들이 속속 빈소를 찾아 고인의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오전 11시께 빈소에 방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자수성가의 지난한 과정을 아시는 창업세대의 거의 마지막 분이신데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의 롯데를 이루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부산 영도구 국회의원 시절 고인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김 전 의장은 “과거 노후된 영도다리 교체 비용을 신 명예회장에게 요구해 롯데에서 전액을 부담한 일이 있었다. 신 명예회장한테 마음의 빚이 많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손경식 CJ그룹 회장(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유족들에게) ‘지난 1~2년간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앞으로 롯데가 발전할 일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롯데월드타워 건립 당시 (고인이) 그 연세에도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고향이 같은 울산이어서 (상주와) 장지 문제나 일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오른쪽부터)과 명예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빈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소비의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더 많은 국민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나라의 혈관인 유통 동맥을 손수 이으셨다”고 평가하며 “문학청년에서 한국을 이끈 경제 거인에 이르기까지 회장님의 삶 전체가 대한민국 역사 속에 살아 숨쉴 것”이라고 애도했다.

19일 오후 8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롯데그룹 신격호 창업주 장례식 초례(장례를 시작하고 고인을 모시는 의식)에 모처럼 30여명의 가족들이 다 모였다. 앞줄 왼쪽부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동생 구자용 E1 회장도 오후 12시 9분께 빈소에 도착했다. 구자열 회장은 “옛날 어른들이 했던 것처럼 함께 경제 발전에 힘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도 “가깝게 지내는 신동빈 회장에게 조의를 표하고 왔다”고 밝혔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이 이룬 업적을) 어떻게 필설로 얘기할 수 있겠느냐. 신화적 존재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오후에도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계 인사들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는 등 각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유족을 조문하는 자리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거인을 잃게 돼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