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이익은 3580억 달러 감소…글로벌 하락폭 절반 차지
에너지·소재 산업, 유럽 금융 부진…中 가치파괴적 산업 투자 여파
중동 지역의 한 원유 채굴 시설. [헤럴드] |
[헤럴드경제 유재훈 기자]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새롭게 투자된 금액 중 절반이 아시아에 투자되면서 아시아 기업들의 규모는 커졌으나 실질적인 가치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가 20일 발표한 ‘주식회사 아시아: 자본의 역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매출 기준 5000대 기업 중 아시아의 비중은 2017년 기준 지난 10년간 37%에서 43%으로 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유럽의 25%, 북미지역의 24%에 비해 앞서며, 전세계 지역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순영업이익에서 자본차입비용을 뺀 ‘경제적 이익’은 1520억 달러에서 -2070억 달러로 총 3580억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의 경제적 이익은 7260억 달러에서 -340억 달러로 폭락했고 이 하락의 절반은 아시아에서 발생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올리버 톤비 맥킨지 아시아 총괄 회장은 이같은 분석결과와 관련 “지난 10년간 발생한 글로벌 투자 총액 중 절반은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되었고, 현재 전 세계 5000대 기업 중 43%는 아시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이익 개선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경제 이익의 하락의 이유는 ▷에너지 및 소재 산업의 순환적(cyclical) 수익성 ▷유럽 금융 수익성 하락 ▷중국의 가치파괴적 산업에 대한 투자 등의 여파로 보고서는 해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소재 산업은 석유와 원자재 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시추·생산 같은 ‘업스트림’ 석유업체와 가스업체들의 성과에 큰 타격을 미쳤다. 유럽 금융산업 역시 지난 5년간 유럽 은행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9%로, 미국 은행의 7.9%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중국 투자는 지난 10년간 10조 달러가 넘는 자본이 들어갔음에도, 80%가 자본 비용 이하의 이익을 내는 내수와 자본재 산업에 투자되며 글로벌 경제이익 하락의 원인이 됐다.
보고서는 이에 아시아 각 지역에서 경제적 이익이 높은 산업들이 자국내에서 저성과 산업에 다수 속해있다며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자본재 산업은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금융 부문은 중국과 호주에서 경제적 이익이 가장 높았다.
기술 중심 부문, 특히 IT는 중국·일본·한국에서 큰 경제적 이익을 내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의 에너지 및 소재 부문은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기술 제조 분야는 일본과 한국이 선도하고, 중국은 역동적인 인터넷 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는 IT서비스로부터 경제적 이익의 상당부분을 얻고 있었다.
보고서는 “아시아의 200대 경제적 이익 창출원 중 60%가 새로운 기업”이라며 “높은 성과를 내는 기업의 32%는 자국 경제의 저성과 산업에 속해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