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생 부사장·81년생 전무 탄생
성과 높은 DS부문 승진자 80명
차세대 ‘CEO풀’ 확대에 큰 의의
삼성전자가 확연히 젊어졌다. 21일 단행한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는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으며 역대 최대 규모인 24명을 발탁 승진시켰다. 전날 사장단 인사에서 김기남·고동진·김현석 대표이사 3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50세 초반 사장단 4명을 전면배치한 쇄신 인사의 연장선이다. 올해 임원 인사 폭은 작년보다 소폭(4명) 늘었으며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아래 젊은 리더들을 대거 발탁해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승진자 절반 가량(80명)이 주력사업인 반도체 등 부품사업(디바이스솔루션·DS)에서 배출된 것도 눈에 띈다. 올해 반도체 업턴(상승국면)이 본격화함에 따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24명 역대 최대 발탁·13명 전무이상…차세대 CEO풀 확대=삼성전자는 이날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14명, 전무 42명, 상무 88명, 펠로우 3명, 마스터 15명 등 총 162명을 승진시켰다. 2017년 221명 역대 최대 승진 인사보다는 줄었지만 2018년 158명보다는 소폭 늘었다. ▶관련기사 13·24면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대 최대 규모의 발탁인사다. 부사장·전무·상무급 임원진에서 총 24명의 발탁 승진을 단행했다. 이중 13명이 전무급 이상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 및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인재들에 대해 발탁인사를 과감히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40대 부사장과 30대 전무가 탄생했다. 부사장 승진자 14명 가운데 최연소인 최원준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 1팀장 부사장은 올해 49세다. 최 부사장은 모바일 단말 및 칩세트 개발 전문가로 세계 최초 5G 단말 상용화, S10/노트10 적기 출시를 통해 기술 리더십 제고에 기여한 것이 높게 평가됐다.
전무급에서는 천재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38) 전무가 1981년생으로 가장 젊다. 이달 초 ‘CES 2020’에서 ‘인공인간’으로 주목을 받았던 ‘네온’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스트리 전무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씽크탱크 팀장을 맡았다.
▶DS부문서 80명 배출…반도체 초격차 강화=삼성전자의 실적 대들보인 반도체를 담당하고 있는 DS부문 인재들도 약진했다. 전체 승진자(162명) 가운데 80명이 DS사업부에서 나왔다. 5G(5세대 이동통신)과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올해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에 대비해 차세대 신기술 경쟁력을 갖춘 인물들을 대거 요직에 기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사장 승진자(14명) 중에서도 DS 출신이 6명 포진했다. 송재혁(메모리사업부 Flash PA팀장), 최진혁(메모리사업부 Design Platform개발실장), 심상필(기흥/화성/평택단지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정기태(파운드리사업부 PA2팀장), 신유균(반도체연구소 Flash TD팀장), 양장규(생산기술연구소장) 부사장이 승진명단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또한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외국인과 여성 인력에 대한 승진 문호 확대 기조도 유지했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은 전년(11명)보다 소폭 줄어든 9명을 승진시켰다.
회사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는 역대 최대인 18명(펠로우 3명, 마스터 15명)을 선임해 최고 기술회사 위상을 강화했다. 펠로우와 마스터는 해당분야 최고 기술전문가들에게 임원급 대우를 해주면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분야 인사제도다.
한편 지난 20일 사장단 인사에서 이인용 사회공헌총괄 고문이 CR담당(대외협력) 사장으로 복귀하면서 공석이 된 사회공헌총괄 후임으로는 성인희 삼성생명공익재단 사장이 내정됐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