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때라도 감염 가능…개인위생 더 중요해져
[헤럴드경제=김태열·손인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7명으로 늘고,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감염(사람 간 전염)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차 감염자가 발생한 건 그만큼 바이러스 전파력이 세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2명이 추가 확인된데 이어, 31일 오전에는 중국 우한에서 청도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28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 우한 폐렴 감염자는 총 7명을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부분은 이 중 6번째 환자가 2차 감염자라는 점이다. 6번째 환자는 6명의 확진자와 달리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적이 없다. 이 환자는 3번째 확진자의 지인으로 22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지난 20일 귀국해 25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3번 환자는 확진 전까지 95명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3번 환자와 접촉을 한 사람 중 6번 확진자와 같은 2차 감염자가 충분히 생길 수 있게 된 것이다.
2차 감염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독일, 베트남에서는 이미 발생했고 미국에서도 30일 2차 감염자가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는건 상황이 한 단계 더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보건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금의 방역시스템이 보다 강화돼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차 감염자가 발생하기 전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중 감염자가 생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2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확진자들이 들렀던 장소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확진자들이 비교적 장시간 체류했거나 잠시 들렀던 곳에 대해 막연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을 통해서 밀접 접촉을 경유해서 감염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식당을 같이 썼다던가, 그 시간대에 공항에 있었다던가 하는 사실만 갖고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확진자들이 다녀간 곳은 방역당국이 아주 철저한 환경소득을 실시하고 아주 짧은 시간에 서로 스쳐 지나갔다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는 전파가 되지 않는다” 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중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대책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WHO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보건당국은 5~6번 환자의 역학조사가 끝나는대로 그 결과와 후속 방역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시기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없거나 잠복기에는 감염 확률이 낮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김 교수는 “이번 2차 감염자(6번째 환자)는 3번 환자가 기침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 함께 식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유증상시에는 전염력이 더 높지만 무증상시에도 감염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침이 나지 않더라도 코나 점막에 있는 바이러스가 손으로 코를 비비거나 하는 상황에서 손에 묻어 전파될 수 있다”며 “열이 없는 경우에도 주변 물건이나 환경을 통해 전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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