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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화학, 영업익 12년만에 1조원 아래로
작년 4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
전지 매출로 수익성 부진 만회
ESS 화재 대책에 3000억 투입
신종 코로나 실적 둔화 제한적

LG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지며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관련 일회성 손실이 발생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기준으로도 영업적자를 냈다.

LG화학은 3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조6250억원, 895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6% 증가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60.1% 급감했다. 영업이익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7년(7636억원) 이후 12년 만이다.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에 그쳐 7조41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75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 2001년 4월 3사(LGCI, LG화학, LG생활건강) 분할 이후 처음이다.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8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연간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도 전지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ESS 관련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전사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차 부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관련해서는 “3000억원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고강도 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전지 부문의 매출 성장세로 지난해 수익성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체 조사결과 배터리 셀 자체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신뢰 회복과 대기업으로서 사회 책무를 다하기 위해 자체 고강도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 전지 출하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가 지속되고, 신규 생산능력(Capa) 수율 안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석유화학 부문의 시황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전지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수익성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올해 목표 매출액을 전년 대비 23.4% 증가한 35조30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시설투자(CAPEX) 규모는 전년 대비 13.0% 줄여 약 6조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이날 그동안 수익성에 부담을 줬던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 철수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첨단소재 부문의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LCD 유리기판 사업 철수와 관련해 LG화학은 “국내 주요 LCD 생산능력(Capa) 감소 등으로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며 “대신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으로 수익성 향상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명과학부문에서도 주요 제품의 판매 확대와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현석 LG화학 IR담당 상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중국 내 수요 위축으로 전반적인 실적 둔화가 예상되지만 아시아 지역 일부 크래커들이 이미 가동률 조정에 들어갔고, 납사 등 원재료의 가격 하향세가 안정화되고 있어 시황 악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상무는 “화재 관련 비경상 요인을 제외하면 전체 연간 영업이익은 1조3000억여 원으로 추산된다”며 “유럽 시장으로 전기차 전지 출하가 확대되면서 자동차 전지 영업이익은 손익분기점(BEP)에 준하는 수준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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