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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김지엽 코트라 리마무역관 관장] 진보세력 영향력 확대된 페루총선 의미

지난 2016년, 5년 임기로 출범한 쿠친스키 대통령이 뇌물스캔들로 2018년 하야한 이후 부통령이었던 중도성향 무소속의 마르틴 비스카라(Martin Vizcarra)가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반부패를 취임 일성으로 내건 비스카라 대통령은 임기동안 여러 반부패정책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후지모리가 이끄는 보수성향의 민중권력당이 국회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행정부의 개혁정책을 번번이 좌절시켰다.

2019년 9월, 국회의 행정부 불신임을 계기로 비스카라 대통령은 국회해산령을 내렸고 정부의 반부패정책을 지지했던 페루 국민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난 1월 26일, 해산된 국회를 다시 채워줄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됐다.

2011년과 16년 대선에 출마해 아깝게 석패했던 게이코 후지모리는 대형 부패 수사로 인해 2018년 대선자금 돈세탁 혐의로 수감됐다. 이번 총선이 국회해산에 따른 것이라 당선된 의원들은 1년 4개월의 짧은 임기만 누릴 수 있다.

페루 선거 결과 중도보수 성향의 민중행동당(Accion Popular)이 24석, 중도성향의 진보연합당(Alianza para el Progreso)이 18석으로 다수당이 되었으나, 진보성향의 정당들도 33석을 차지했다. 아직 이들 정당이 어떤 식으로 연합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보수성향인 민중권력당의 빈자리를 중도파와 좌파가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페루 정부의 반부패 정책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적으로는 그동안 국회의 발목잡기로 지연되었던 정부 프로젝트의 추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페루 경제는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의 성장둔화와 정부의 재정투자 부족으로 성장이 늦춰진 것으로 분석됐던 만큼, 올해 페루의 경제는 2021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재정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또, 부패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 온 정부 프로젝트의 G2G 추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선거에서 농민민중전선당(FREPAP)이 16석이나 차지하면서 20년 만에 국회로 입성했다는 점이다. 이 당의 선전은 현지인들도 의아해할 정도이다. 종교적인 색채를 띤 이 당의 의원들은 평균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 농민 출신들로, 친환경 농업정책을 우선시하고 있어 페루 GDP의 10%를 차지하는 광산업에 대한 개발정책과는 충돌이 예상된다.

그 동안 행정부의 정책에 사사건건 대립했던 의회가 친정부 중도성향으로 바뀌면서, 2020년 페루 정부의 각종 개발정책은 보다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반부패정책은 기존에 각종 프로젝트 시장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미국과 유럽 기업들보다는 우리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은 그 동안 페루의 자원개발사업에 많이 투자해 깊은 경제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왔고, 가전과 자동차 등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2019년에는 마추픽추의 관문인 친체로 공항 건설관리 계약도 우리가 수주했다. 페루의 각종 개발프로젝트에 더 많은 우리기업들의 참여와 협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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