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쌍용차가 4년 연속 내수 판매 10만대를 돌파하고도 수출 부진으로 적자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2800억원대로 확대됐다.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액 3조 6239억원, 영업손실 2819억원, 당기순손실 3414억원을 시현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4.4배 5.5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13만5235대였다.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1.2% 감소한 10만 7789대를 기록한 한편, 수출은 전년보다 19.7%나 감소한 2만7446대에 그쳤다.
작년 쌍용차 영업손실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2950억원) 이후 10년만의 최대 규모다. 2017년(-653억원)과 2018년(-642억원)을 합하면 3년간 누적적자가 4114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신형 코란도 등 신차 출시에 힘입어 내수 판매는 4년 연속 10만대를 넘어섰지만 수출 물량은 감소해 전체 판매가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면서 “다만 매출액은 제품믹스의 개선효과로 감소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티볼리가 인기를 끌고 마힌드라가 티볼리 플랫폼을 구매해 기술료를 지급하면서 2016년에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희망을 키웠지만 연이은 신차 출시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12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국내외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가 높아지자 현대·기아차 등이 잇따라 SUV 신차를 내놓아 쌍용차는 티볼리와 코란도 디젤·가솔린 모델 신차 출시에도 판매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신차 계획이 없는 쌍용차는 내년에 코란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쌍용차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달 대주주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이 방한해 23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고, 포드와의 글로벌 제휴 등을 통해 3년 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면서 산업은행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산은은 대주주가 더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요구했다.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현재 흑자 전환을 위한 사업계획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시장 침체와 경쟁심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내수에서 4년 연속 10만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 며 “이제는 판매 목표 달성은 물론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과 미래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방안의 가시화 등 경쟁력 제고 방안에도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