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급감으로 악재 산적한 항공업계도 위기 대응 메시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직접 우한 전세기에 탑승해 국적기로서의 역할 강조
[산업부] 가까스로 회복되던 글로벌 경기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공장 가동 중단과 휴직 실시 등으로 사내 임직원들의 동요 조짐까지 보이자 최고경영자(CEO)들이 발빠르게 내부 기강 확립에 나서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가장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곳은 자동차 업계다.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수급 문제로 공장이 잇따라 멈춰서자 CEO가 선제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메시지를 내보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과거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한 사례를 들며 협력을 당부했다. 하 사장은 “우리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전 임직원이 예방 활동에 동참해 ‘메르스 청정지역’을 일궈낸 저력이 있다”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대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독려했다. 하 사장의 메시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국면에서 CEO들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메시지였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사태에 이어 신종 코로나 난기류에 빠진 항공업계에서도 그룹 총수는 물론 CEO들의 위기 극복 의지가 다양하게 전파됐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과 직원의 안전”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홍근 티웨이 사장도 사내 게시판을 통해 “특정 노선과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전체 노선의 항공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수입 증대가 어려우면 비용의 절감을 통해 수지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기재운영의 최적화, 효율적인 인력운영, 투자계획 재조정,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의 억제를 통해 매출감소를 방어하고 비용절감에 매진할 것”이라며 새로운 전략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직접 자진해 우한행 전세기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조 회장의 전세기 탑승은 적잖은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했다. 함께 우한행에 오른 기내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을 넘어, 위기 국면 속에서 단순한 민간 기업이 아닌 국적 항공사를 이끄는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국가가 필요할 때 우리를 불러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직원들과 함께 긍지를 느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 고객, 직원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임원들과 협의해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유가 급락으로 경영 악화가 불가피해진 정유 화학사에서도 CEO들의 내부 독려 메시지가 이어졌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회사의 대처 현황을 공유하고 현 상황에 대한 조치 및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며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강력한 안전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가자”고 말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또한 “정제마진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라며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