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 중화권 대체 노선 검토
“3월 하계스케줄 이후 반등 전략 구상”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한항공 항공기. [연합] |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여객 수요와 화물 실적에서 피해가 막심한 항공업계가 노선 다변화로 새 활로를 찾는다. 운항을 중단한 중국 노선에 투입되던 항공기를 다른 노선에 투입하는 한편 동유럽 등 취항지를 늘려 수익성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화물·여객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한국발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유럽 노선으로 수익성 제고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다페스트는 헝가리 정부의 자동차 제조업 육성과 투자 정책으로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어 관광수요뿐만 아니라 상용수요도 매우 높은 도시”라며 “노선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장기적으로 발칸 지역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부정기편으로 운항 중인 인천~리스본 노선을 정기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집트 카이로, 호주 멜버른 등 장거리 노선 부정기편에 투입되는 A350 기종의 안전성도 테스트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에 장착된 공기 여과 장치(HEPA 필터)는 코로나바이러스(0.08~0.16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입자인 0.01~0.1 마이크로미터까지 여과한다“고 설명했다.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된 저비용 항공사들도 3월 적용하는 하계스케줄에 맞춰 신규 취항지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중국에 인접한 국가 가운데 비교적 안전한 관광지와 상용 수요가 많은 지역을 선별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에어부산이다. 차세대 항공기 A321neoLR을 투입해 오는 4월 23일부터 부산~호찌민 노선을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부산에서 호찌민으로 가는 노선은 현재 외항사만 운항하고 있다. 에어부산이 신규 노선이 지방공항 활성화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다른 저비용 항공사들도 마닐라 등 새 노선 취항을 고민하고 있다. 2월 항공 여객 수요가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이후에 손실을 메울 수 있는 차선책을 강구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비용 항공사 관계자는 “우선 운항을 중단한 중국 노선에 투입했던 항공기는 국내선과 일본 노선 등 가능한 임시편에 최대한 활용하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라며 “공항에서 부과하는 일종의 항공기 주차료인 ‘주기료’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하계스케줄에 도입하기 전까지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연합] |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여객 수요는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1월 감소한 대형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의 여객 수요는 각각 1%, 9%로 나타났다. 여객 수요 감소가 동남아 등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2월 실적은 더 위축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8곳의 한·중 노선 운항 편수는 1월 23일 중국 우한 지역이 봉쇄된 이후 약 30%, 2월 둘째주 약 70% 각각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