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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發’ 소비·수출 직격탄…사스 악몽 떠올리는 정유업계
사태 확산에 중국 수요감소 직격탄
국내 석유제품 하락까지 영향미쳐
업계 지난해 최악 실적 반등 기대감 불구
2003년 사스 당시 수요급감 재연 우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정유업계가 소비 위축과 수출 감소의 이중고를 우려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유재훈 기자] 국제유가가 1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정유제품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수요감소로 수출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휘발유 등 국내 석유제품의 소비 감소까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확산 초기 단계인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난 2003년 동아시아 지역에서 맹위를 떨쳤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당시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수요감소에 유가하락까지 겹악재=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5%(0.75달러) 하락한 49.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월 배럴당 49.78달러를 기록한 이후 1년여만에 최저치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월에만 해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가능성이 점쳐지며 8개월만에 60달러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들어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의 수요 감소가 가시화되면서 지난 6일에는 배럴당 49.61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또다시 50달러 선이 붕괴됐다.

더구나 중국은 2018년 기준 국내 정유제품 전체 수출량의 22%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중국 정부의 발병지역 봉쇄가 확산되며 운송용 석유제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중국 현지 공장 가동 중단까지 겹치며 석유화학제품 수출 감소마저 우려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40달러 선도 불안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이후 중국의 원유 수요가 최근 2주간 전년 대비 20% 급감했다.

▶사스 악몽 재연되나...업계 초긴장=시장에서는 이같은 저유가가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져 정유사들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는 원유를 구입한 후 2~3개월 후에 판매하는 구조인데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이 의료용품 원재료 조달 목적 외의 육상 운송을 금지함에 따라, 운송 차질로 인해 정유·화학 가동률 조정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공급 감소 효과에 비해 수요 감소에 따른 역효과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정유사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되는 상황이 올 경우 지난 2003년 사스 사태의 소비절벽이 재연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23일 설 연휴 직전 국내 환자 발생이 본격화된 가운데, 아직 시장의 소비감소를 확인할만한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유통업·관광업 등 여타 산업부문의 타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 정유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사스 당시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20% 이상 급감했다.

세계보건기구(WTO)가 공식 사스 경보를 발령한 2003년 3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동기 대비 20.08% 급감했다. 경유와 항공유 역시 각각 7.57%, 23.04%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석달간 이어지며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로 직결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서 올해 실적부진 탈출의 기대감이 컸는데, 신종 코로나와 저유가 상황을 만나면서 물거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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