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1공장 20일까지 임시 휴업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다시 컨베이어벨트를 멈춰 세웠다. ‘GV80’과 ‘팰리세이드’ 등을 생산하는 울산2공장도 오는 21일 하루 휴업을 검토 중이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전기배선장치)’ 공급률이 저조한 울산1공장을 이날부터 20일까지 임시 휴업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부품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21일부터는 정상 가동에 나설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부품 수급 상황을 정밀하게 살피며 각 공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에 있는 5개 공장 가운데 나머지 3개 공장은 일단 휴업 없이 정상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향후 운영 계획은 유동적이다. 중국에서 오는 부품 수급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춘제에 고향을 다녀온 일부 직원들이 2주 안팎의 격리에 들어가고, 현지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아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공장들의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지 공장이 100% 가동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수급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춘제 연휴 기간이 연장되면서 업체별로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갔다. 지난 17일 대부분 생산은 재개됐지만, 기아차 소하리 공장은 10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된 휴업을 19일로 연장했다.
부품 수급난은 현대·기아차 외에도 쌍용차와 르노삼성차, 한국지엠(GM) 등 완성차 전체로 확산됐다. 특히 글로벌 부품 수급 체계와 넉넉한 재고로 정상 가동을 유지했던 한국지엠도 부품 조달이 늦어지면서 17~18일 부평1공장의 휴업을 결정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평1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의 출고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국내 판매량을 좌우하는 모델인 만큼 부품 확보를 서둘러 정상 가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임시 휴업 이후 공장 문을 연 다른 업체들의 가동률 역시 저조한 수준이다.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진 차체에 채워지는 부품들의 재고가 충분치 않아 공정이 원활하지 않다. 실제 현대차 일부 공장의 UPH(Unit Per Hour·시간당 생산량)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 부담이 큰 협력사들의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완성차 업체의 체계적인 생산 일정 수립이 절실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중국발 부품 수급이 정상화한 이후 특근과 잔업에 돌입하는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