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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 실린 ‘정의선 체제’…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탄력’
정몽구 회장 등기임원 만료
그룹 경영 세대교체 ‘신호탄’

정 수석부회장 의장 추대땐
‘최고 경영자’ 상징적 의미

주총 후 지배구조 개편 예상
순환출자 고리 끊어낼지 주목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미등기 임원으로 물러나면서 이제 관심은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바통을 이어받는 시점에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최근 재계에서 이사회 의장직과 대표이사직의 분리 추세에 따라 정 수석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이사회 의장직에 오르는 데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늦어도 올 상반기 내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를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온다.

이사회 의장직과는 별도로 이번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 등기이사직 사퇴로 정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언제 이사회 의장에 오를까=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맡는다는 것은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도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에 이어 의장직을 넘겨받는다면 그 상징성은 크다”며 “그룹 총수로서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차 정관에 따르면 정기 주주총회 이후 첫 이사회에서 임기 3년의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의장직 선임 여부가 내달 이후면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주주들의 이견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이 정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데다 내연기관과 전동화의 간극을 메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 2018년 9월 현대차 부회장에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도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원톱’ 자리로 올라설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시무식을 2년째 주재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기아차 사내이사로 실질적인 경영도 담당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룹 경영의 올바른 방향성을 고려한다면 정 수석부회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 본격 가동=3월 주총 이후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관심거리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을 전량 매각한 시점이어서 정 수석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까지 이어받는다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작업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의 21.43%, 현대차가 기아차 지분의 33.88%, 기아차가 현대모비스의 지분의 17.24%를 보유하는 구조다.

여기에 최근 ‘주주 소통’ 정책을 발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뚜렷하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2018년 3월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이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총수 일가는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 계획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다면 이 방식이 다시 채택될 수 있다. 재계에서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조만간 이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러나 “지주사 전환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 계열사를 분리해야 하는 까닭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분명한 것은 미래 지향적인 전략상 지배구조 개편은 시장친화적인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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