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조기에 발견해 중증 환자 나오지 않도록 해야"
19일 오전 대구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전국 방역망이 무너졌다.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하던 코로나19 환자는 제주도, 경상남도, 전라남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등 전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확산되면서 이제부터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확진환자가 나오는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되도록 조기에 발견해 중증 환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21일 자정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107명까지 늘었다. 20일 하루에만 51명이 늘었다. 이틀새 환자가 3배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집단으로 환자가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 외에도 서울, 경기, 제주, 전북 등 다른 지역에서도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이제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은 없다.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된 것이다.
▶“지역사회 전파 막을 수 없다면 피해 최소화해야”=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지역에서 지역으로 전파되고 있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역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은 보건당국과의 간담회에서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감염병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중소병원, 의원 간 환자 중증도별 치료에 있어서 역할분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제 기존 방역 대책으로는 의미가 없어진 만큼 피해를 되도록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우선 기저질환자, 노인 등 건강 취약계층에서 발생했는지 살펴보고 조기에 치료해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며 “특히 이들이 많이 찾는 대형병원에서 이런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별진료소 등을 더 확충하고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와 관련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는 환자는 우선적으로 선별진료가 가능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는 의료기관에서 진료해 고위험군과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가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차원의 준비 필요”=정부도 최근 며칠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해외에서 유입되던 코로나19가 이젠 지역사회 감염 초기 단계가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전파양상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20일 밤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해 있던 60대 남성이 사망하면서 국내 첫 사망자까지 나오자 보건당국은 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보건당국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따른 대응책을 준비할 계획이다.
김 부본부장은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최대한 경증 상태에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중증으로 발전될 수 있어 이들에게 보다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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