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텔루라이드에 셀토스ㆍK5 효과까지…쏘렌토 계약 첫날 1만8000대 돌파 ‘사상 최대’
글로벌 재고 관리 전념 강조…”작년부터 묵은 찌꺼기 정리, 이번에도 현명하게 극복할 것“
[기아차 제공] |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올해 신차 골든 사이클을 맞아 연간 글로벌 판매 296만대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시장 전략을 보완하면 전 세계에서 실적을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한우〈사진〉 기아자동차 사장은 21일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2020 올해의 차’ 시상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주요 볼륨 모델의 출시를 발판 삼아 경영계획을 수익성에 맞추고 글로벌 재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셀토스, 모하비, K7 페이스리프트, K5 등에 이어 올해 쏘렌토까지 출시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하반기에는 카니발이, 내년에는 스포티지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가 6년 만에 선보인 4세대 쏘렌토는 사전계약 첫날 1만8000대를 웃도는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 그랜저(1만7000대)는 물론 기아차에서 종전 최고 기록을 세운 K5(7000대)를 가볍게 추월했다.
박 사장은 현존 최고 기술을 보유한 연구소와 기아차의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이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소의 많은 도움으로 (신기술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탑재해 좋은 차를 만들었고 긍정적인 결실로 이어졌다”며 “글로벌 300만대 판매선이 무너진 2018년까지 어려웠지만, 이제 만회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 체제에서 기아차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해 기아차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58조14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는 281만2000대에서 277만2000대로 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1575억원에서 2조97억원으로 73.6%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의 영향도 있었지만, 고수익 신차가 성장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며 ‘셀루라이드(Sell-U-Ride)’라는 호칭이 붙은 텔루라이드는 2월부터 12월까지 총 6만7715대가 팔렸다. 북미 공장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24.7%를 차지하는 수치다. 현지 재고는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10년 전 실적 상승기 상황과 비슷하다.
박 사장은 “현재 텔루라이드 딜러 재고는 없는 상황으로, 상반기 10만대까지 증산을 결정하더라도 하반기 수요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미국시장의 선순환 사이클이 돌아온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기아차는 올해 최대 변수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로 침체가 불가피한 중국시장으로 보고 있다. 판매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 부담을 낮췄다는 점이 위안이다.
중국을 ‘아픈 손’이라고 지칭한 박 사장은 “지난해 재고를 관리하면서 묵은 찌꺼기를 다 정리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달리려는 차에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긴 셈”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아차는 신차 판매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까지 영업이익률을 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기아차가 과거 겪었던 어려움은 한두 번이 아니고 그때마다 극복했다”면서 “이번에도 잘 이겨내고 (글로벌 수요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