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기자간담회 비판 성명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공식화된 가운데 한진그룹 전 임원 500여명으로 구성된 전직임원회(OB)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를 겨냥해 “투기세력에 야합하지 말고 나오라”고 경고했다.
한진그룹 OB는 21일 ‘한진그룹 전직임원회 성명서’를 통해 전날 있었던 KCGI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현 경영현황에 대한 악의적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서는 “그룹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며 “운항·객실·정비 등 복잡다단한 요소들이 연계된 항공산업 경영에 대해 수십년간 경험을 축적한 현 경영진을 다른 외부 인사로 대체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3자연합은 전 대주주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명분도 던져버리는 사모펀드, 업종과 연관없는 기업의 경영권을 흔드는 전형적 투기세력과 야합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전직임원회는 “일부 한진그룹 출신 인사가 이들 3자 연합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조 전 부사장과 기타비상무 이사 후보로 나선 함 전 대표이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함 전 대표이사는 대한항공 재직 당시 국제업무담당 전무와 경영전략본부 본부장 등 핵심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앞서 3자연합의 사내이사 후보였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대한항공 안팎에서 조 전 부사장을 부추겨 한진그룹의 경영을 흔들려는 외부 세력과 결탁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순수한 의도가 왜곡됐다”며 조 회장 등 현 경영진 지지 의사를 밝히고 사퇴한 바 있다.
성명서에서 전직임원회는 “75년간 대한민국 수송·물류를 책임져온 한진그룹이 외부세력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항공사 운영 경험이나 노하우가 전혀 없는 투기세력은 단기성과를 위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조각내고 무리한 인력 구조조정을 벌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집단에게서 안정된 경영체제를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 한진그룹 임원 500여명으로 구성된 전직임원회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입장을 낸 것은 지난해 3월에 이어 두번째다.
재계 관계자는 “‘수송보국’의 창업이념을 지키기 위해 전현직 임직원이 단합해도 모자랄 판에 개인적 영달을 위해 외부세력에 힘을 보태는 이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전직임원회가 고심끝에 성명을 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