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유오상 기자]이스라엘이 우리 관광객의 입국을 막았다. 또 한국행 이스라엘 비행기도 운항이 중단된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입출국 문을 열어둔 후폭풍이, 우리 국민의 세계 각국 입국금지로 번지는 양상이다.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중국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해 중국 전용입국장에서 국내 연락처를 확인받고 있다. 연합뉴스 |
현지시간 2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130여명이 입국금지 판정을 받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편을 비롯해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인천과 텔아비브를 오가는 항공편도 향후 중단이 불가피하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한국에서 이스라엘로 오는 항공편 운항이 취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구간에는 대한항공이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앞서 국내에서는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여행객 중 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 판정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다녀온 77명 중 1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성지순례단과 접촉했던 이스라엘 학생 30명을 격리,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서 이용객이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이스라엘의 갑작스런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정부와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을 통해 한국 국민과 여행객들에 대한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스라엘의 조치가 사전에 예고 없이 이뤄진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스라엘의 조치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져 이미 출발한 한국 여행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력 항의와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이번 조치가 코로나19 관련 이스라엘 내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불가피하게 취하게 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향후 대책 등과 관련 한국과 긴밀히 협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 교민과 출장자, 지상사 주재원 등에 대해 코로나19 증세가 없어도 일단 병원으로 격리 조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투르크메니스탄 병원에서 코로나19와 무관한 검사를 요구하며 식대와 진료비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거나 일정한 거소에 체류할 것을 서약하는 조건으로 퇴원을 허락하고 있다”며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카자흐스탄도은 우리나라와 일본, 홍콩, 대만에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 ‘24일간 의학적 관찰’을 하겠다는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체류 24일 중에 첫 14일은 체류지에서 매일 의료진의 방문 검진을 받아야 하고 이후 10일은 전화로 원격 점검을 받아야 한다.
남태평양의 소국 ‘사모아’와 ‘키리바시’도 한국을 중국·일본 등과 함께 ‘코로나19 전염 진행 국가’로 지정하고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대만은 한국을 위험국가로 분류해 자국민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여행경보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영국 등에서는 공식적인 입국금지 조치는 없지만,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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