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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갇힌 사람들…저가항공 직격탄-광고·택배 특수
이스타 조종사 임금 25% 자진삭감
에어부산은 임원 일괄 사직서 제출
저가항공 전 업계로 비상경영 확산

유동인구 급감·온라인 쇼핑 급증
TV 시청률 상승 방송광고비 반등
물품배송 늘어 택배업계 간접 수혜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대응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업황부진에 시달리던 저비용항공사(LCC) 경영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이 임금삭감 등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주요 LCC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일 조종사 노조와 사측이 임금협상 특별교섭을 실시해 4개월(3∼6월)간 임금 25%를 삭감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70% 이상 찬성해 가결됐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사측으로부터 무급휴직 협조 요청을 받은 조종사 노조가 임금 삭감안을 먼저 사측에 제안했다”며 “노사가 회사 위기 상황을 공감한 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다음달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국내지점과 객실 보직 승무원 포함)을 상대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상무보 이상의 임원은 임금(급여) 30%를, 임원을 제외한 본부장 직책자는 직책 수당을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또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일·근무시간 단축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날 에어부산 역시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24일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에어부산 임원들은 지난주 급여 20∼30%를 반납하기로 한 바 있다. 부서장급 직원 역시 자발적으로 임금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모든 직원은 3월부터 무급 희망 휴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에어부산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주 4일 근무, 무급휴직 15일, 무급휴직 30일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사태로 탑승객이 급감한 중국 및 동남아 노선 25개를 3월 한 달 동안 운항을 중지하고 항공기 리스사와 국내외 공항 조업사로부터 비용 납부 유예 또는 감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양사가 본격적인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LCC 업계 전체가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지난 5일 티웨이 항공은 전체 항공사 중 가장 먼저 직원을 상대로 1개월 희망 휴직을 받고 지난 19일에는 20~30%의 임원 급여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 역시 임원의 임금 30%를 반남하고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 휴가 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다. 진에어 역시 오는 4월 15일 까지 전직원을 대상으로 최소 1주에서 최대 12개월까지 무급 휴직을 신청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항공업계에 주는 여파는 8~9개월로 메르스 사태 당시 6개월보다 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사태로 항공사들 운영자금이 급격히 고갈되면 주기료 등을 내지 못해 공항에 항공기 발이 묶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호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광고업계와 택배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4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방송 광고시장에도 오랜만에 화색이 돌고 있다. 2010년 이후 시청 환경이 모바일로 급속하게 넘어가면서 방송 광고시장이 줄곧 하향세를 보여 왔던 터라 광고업계도 이를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광고사 한 관계자는 “모 예능 프로그램은 최근 시청률 급등으로 광고 단가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 대비 10배 가량 올랐다”며 “콘텐츠 자체의 화제성도 있겠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사람들의 생활패턴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꺼리면서 그동안 저조했던 TV 시청률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은 올해 도쿄올림픽과 총선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방송 광고비가 작년 대비 1.7% 반등한 3조75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 물품 배송이 늘면서 택배업계는 외형적인 성장세도 뚜렷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간접적인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실제 택배사 5곳의 정보 검색량은 지난해보다 42.32% 증가했다.

최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진행한 ‘온라인 정보량’ 분석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1월부터 2월까지 총 6만663건으로 다른 5개 택배사 전체 정보량의 절반(48.58%)를 차지했다.

우체국택배는 3만5423건으로 28.37%의 점유율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로젠택배, 한진택배, 롯데택배는 각각 1만1132(8.92%), 9833건(7.88%), 7811건(6.26%)의 정보량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의 증가가 택배사 정보량의 근거로 지목되지만, 그 배경에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에 대한 우려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 명절 특수와 일반적인 택배 물량이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국민적인 불안감이 온라인 쇼핑의 정체 규모를 키웠다는 점은 확실하다”며 “다만 택배 물동량은 거래차와 정산이 끝나야 집계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사들은 배송기사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배송 방식을 고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이 높은데다 외부로 나오기 어려운 고객을 위한 일종을 배려 차원에서다.

한 택배기사는 “고객이 직접 배달로 선택하더라도 기사들이 문 앞에 택배를 두고 초인종을 누르는 방식으로 대면을 피하고 있다”며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당분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찬수·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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