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랑스는 민간투자 3년 연속 증가
“기업활동 촉진으로 민간활력 되살려야”
출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최근 3개년 경제 지표의 비교에서 한국이 미국, 프랑스에 비해 민간투자 실적과 40대 고용률이 가장 크게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5일 ‘2017∼2019년 한국·미국·프랑스 경제정책 및 실적 비교’ 자료를 통해 한국의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등 민간경제의 활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는 세계경기 둔화에도 민간투자가 3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한국은 2017년 11.1% 증가에서 2019년 -6.0%로 급격히 꺾였다.
특히 투자처로서 대외 매력도를 보여주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순유입 규모가 부진했다. 프랑스는 2017년 298억 달러에서 2019년 1∼3분기 393억 달러로 증가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127억 달러에서 58억 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FDI가 감소했지만 자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놓은 돈을 본국으로 이전하면서 해외직접투자 순유출(ODI)이 크게 줄어든 효과를 봤다. 2019년 1∼3분기 기준 순유출 규모가 예년의 3분의 1 수준인 1344억 달러에 그쳤다.
민간이 경제성장률에 기여한 수준을 보여주는 민간 성장기여율을 보면 한국의 부진은 더욱 도드라졌다. 미국의 민간 성장기여율은 2017년 95.8%에서 지난해 82.6%로 하락했고, 프랑스는 82.6%에서 58.3%로 떨어진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78.1%에서 25.0%로 추락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고용률도 한국이 가장 부진했다. 특히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고용률은 우리나라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9년 미국의 40대 고용률이 1.1%포인트 오른 반면 한국은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홍성연 한경연 경제정책팀 팀장은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법인세율 인하 및 기업 해외유보금의 국내 환입을 유도하도록 세율을 인하했고,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법인세와 부유세를 대폭 낮추고, 해고규제 완화 등 노동개혁으로 기업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인상하고,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제 등 친노동 정책과 공공부문 일자리 만들기 정책을 추진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감세, 규제완화, 노동개혁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한 미국과 프랑스는 세계성장 둔화에도 우수한 경제성과를 거뒀다”며 “우리나라도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해 민간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