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총 앞두고 첫 회의에 관심 집중
[헤럴드경제 이정환 기자]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권을 결정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9인이 24일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첫 회의를 연다.
수탁자전문위는 상근 전문위원 3명 외에 정우용·허희영(사용자단체 추천), 전창환·이상훈(근로자단체 추천), 조승호·홍순탁(지역가입자단체 추천)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수탁자전문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 장기적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는 사안 등을 다루는 전문기구다.
이번 첫 회의는 내달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상견례 성격이 짙다. 특히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위한 제도적 준비가 완료돼 향후 주총에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 결정 등 민감한 주총 안건이 있어 첫 회의 행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주명부를 폐쇄한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2% 대의 지분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승패가 바뀔 수도 있다.
실제 한진 가(家)와 한진그룹 임직원의 지지를 등에 업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반 조원태 연합측과 표차이는 5%대로 ‘박빙’이다.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과 카카오(1.0%)를 더할 경우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17.52% 정도로 집계된다. 여기에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대한항공 사우회 등 지분 3.8%까지 감안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37.25%로 늘어난다.
반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은 KCGI(17.29%), 반도건설(8.20%) 등과 함께 31.98%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지분 확보에는 불안한 상황이다. 변수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소액주주와 기관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국민연금이 기권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역가입자단체에서 추천한 인사들이 주요 안건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면서도 “지역가입자 추천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몫이라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입김이 더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