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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에 주미대사까지 나섰다…‘아세안 코로나 외교’ 총력전
주미 아세안 대사들 초청해 ‘입국 제한 완화’ 당부
싱가포르 “경유도 금지”…각국 입국 제한 조치 강화
외교부 “계속 설득”…필리핀은 여행 금지 조치 완화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아세안 국가들의 한국발 입국 제한이 강화되자 외교부가 전방위 설득에 나섰다. 강경화 장관이 연일 아세안 외교장관들과 전화 통화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가 주미대사도 현지 아세안 대사들과 만나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완화를 당부했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주미 아세안 회원국 공관장들을 관저로 초청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현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 이 대사는 한국의 강화된 방역 시스템을 설명하며 대사들에게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완화를 본국에 건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이 불필요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며 최근 이어진 한국인에 대한 강제 격리 조치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달했다. 이날 이 대사의 초청에 응한 아세안 10개국 대사들은 이 대사의 설명에 관심을 갖고 한국 정부의 방역 노력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의 이례적인 초청을 두고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세안 지역과의 교류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탓에 인적 교류가 끊긴 데 따른 절박한 대응의 일환”이라며 “외교·안보라인 전체가 관련 문제에 온 신경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연일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들과 전화 통화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한국발 항공편을 회항시키는 등 강경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 측과 외교장관 통화를 가진 강 장관은 전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측과도 통화하고 한국에 대한 과도한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특히 무하마드 샤룰 이크람 야콥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대리와의 통화에서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일부 지역에 대해 ‘입국 전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말레이시아 주 정부가 연방정부보다 차별적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전 기준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아세안 국가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등 4개국이다. 미얀마는 한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입국 전 14일 이내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 지정 병원에서의 격리를 강제하고 있다. 라오스와 태국은 강화된 검역 정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필리핀의 경우 전날부터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대해 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등 외교당국의 설득으로 일부 제한 조치를 해제하기도 했다.

정부는 그간 ‘신남방정책’을 시작으로 아세안 지역과의 관계 강화를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연이어 개최하며 교류 규모를 크게 확대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며 아세안과의 교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세안 지역의 경우, 현지 방역 체계가 미흡한 곳이 많아 입국 금지 등의 강경책을 쓰는 경우가 있다”며 “재외공관뿐만 아니라 외교채널 각급에서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설득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며 아세안 지역의 입국 제한은 여전히 강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 ‘대구 경북 지역 방문자’로 한정됐던 베트남의 입국 금지 조치는 지난 1일부터 한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싱가포르 역시 4일 오후부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뿐만 아니라 경유까지 모두 금지 조치한다고 밝혔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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