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채이배 공개 반대…여상규 직권 통과 강행
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4일 진통 끝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해당 법안은 5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된다. 통상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에서 대부분 통과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법안 역시 최종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여객법 개정안을 수정해 통과시켰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 민생당 의원의 강력히 반대했지만 대다수의 의원이 법안에 찬성하며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직권으로 통과를 강행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법은 여객법 수정안으로, 지난달 19일 법원이 타다 서비스가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수정된 것이다. 당초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객법 개정안은 렌터카를 활용한 운송사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법원이 타다를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로 보고 무죄를 선고하면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해당 법안 제49조2항 ‘플랫폼 운송사업(유형1)’에 렌터카를 추가함으로써 렌터카 방식으로도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법사위 회의에 참석해 “이 법은 ‘타다 금지법’이 아닌 ‘모빌리티 혁신 제도화법’”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의 목적으로는 ▷규제완화를 통한 택시서비스의 획기적 개선 ▷여객운송 데이터 축적을 통한 인공지능(AI)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기반 마련 등을 꼽았다.
김 장관은 “이 협의는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년 넘게 노사정이 모여 논의했고, 여기에는 새로운 플랫폼 기업들이 모두 다 참여해서 함께 논의해 만든 안”이라며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티원모빌리티, 벅시 등 타다를 제외한 모빌리티 7개 업체도 조속한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다 역시 유형1에 등록해서 영업하면 된다. 현재 제도권 밖에서 자유영업하는 타다를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서 안정적으로 영업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법은 택시규제를 풀어서 서비스도 혁신하고,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도 활성화하고, 타다도 영업할 수 있는 법”이라고 역설했다.
반면, 타다는 ‘플랫폼운송면허’를 받음으로써 ‘택시총량제’를 따라야하는 점, 과도한 기여금에 대한 우려를 들어 해당 수정안의 통과를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날 법사위에서도 이철희, 채이배 의원은 “(국토부가) 사회적 합의, 중재 노력을 더 해달라”며 법안 처리를 반대했다. 당초 법사위는 만장일치가 관행이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있는 만큼 법사위 2소위에 회부되거나 소관 상임위인 국토위로 돌려보낼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러나 여야 간사를 비롯한 대다수 여야 의원들이 법안 통과에 찬성하고 여상규 위원장도 법안 처리에 무게를 실으면서 직권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과 채 의원이 거세게 항의하며 여 위원장과의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법안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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