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등장도 큰 원인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코로나19가 사태는 끝이 안보이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끄떡없다. 심지어 사망자수가 다른 전염병 사태를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지만 여론조사 숫자는 오히려 반등까지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여론조사 업체인 한국갤럽은 코로나19가 지지층 결집의 수단으로 사용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용인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모바일 시정 여론조사 수단을 도입했다. [용인시 제공] |
한국갤럽은 7일 반등에 성공한 문 대통령 지지율과 관련 몇 가지 분석을 내놨다. 한국갤럽은 “코로나19 때문에 휴교·휴원·휴업, 재택근무, 각종 행사 취소, 마스크 수급 문제 등 불편함이 작지 않다”며 “ 코로나19 현황은 감염 범위 면에서 5년 전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크지만, 대통령 직무 평가는 그때만큼 급락하지 않았다”고 최근 여론조사의 특이점을 꼽았다.
앞서 5년전 메르스 때와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여론조사의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 원인으로는 ‘코로나19가 긍정평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과 ‘신천지로 책임론 분산’이 이뤄지고 있음을 꼽았다.
한국갤럽은 “5년 전에는 메르스 대응 관련 내용은 줄곧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로만 언급됐다”며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에서 '대처 잘한다'가 5주 연속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수행능력 부정평가 항목에서도 대처미흡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지지세력과 비토세력이 정 반대 결과를 스스로 도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갤럽은 “5년 전보다 국내외 감염병 정보가 폭넓고 빠르게 공유·갱신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의 검사 속도, 정보 공개, 감염(의심)자에 대한 의료·생계 지원 측면이 비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천지라는 공공의 적이 등장한 것도 최근 여론조사의 특이점으로 설명했다. 한국갤럽은 “2월 중순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급증해 사태 심화의 책임이 정부뿐 아니라 교단으로 분산된 점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를 찾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의 '공직선거법 준수 촉구'를 통보받은 'KBS의 여론조사'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일, 윤종필, 김한표, 심재철, 김성태, 박덕흠 의원. 연합뉴스 |
실제 지난 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438명, 자유응답) 코로나19 대처가 37%로 1위를, 최선을 다함 또는 열심히 한다가 15%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부정 평가자는 그 이유로(476명, 자유응답) 코로나19 대처 미흡이 50%의 압도적 1순위로 꼽았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상반된 시각이 한층 첨예해졌음을 보여준다.
한편 5년전 메르스 사태 때 대통령 업무수행 지지율은 5월 한 달간 40% 내외였다가 첫 감염자가 나온 직후인 6월 첫째 주 34%, 셋째 주 29%까지 하락했다. 7월 사망자 33명을 내고 종식론이 고개를 들며, 이후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시 30%대를 회복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