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시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사진=국방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일부 국가들이 올해 예정된 방위산업 전시회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방위산업 전시회는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 거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세계 방산업계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방위사업청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스페인 등의 나라에서 올해 예정된 국제 방산전시회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베트남은 3월 초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보안 및 방위산업 전시회(VIDSE Vietnam)'를 오는 9월 14∼16일로 연기했다. 이 전시회에는 한국 등 전 세계 120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말레이시아는 이달 24∼26일 계획된 '사이버 국방·보안 전시회 및 콘퍼런스(CYDER 2020)를 6월 23∼25일로 연기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15개국이 전시관을 만들고 자국의 사이버 및 보안관련 장비 등을 전시할 계획이었다.

또 말레이시아는 4월 20∼2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국제 방산전시회인 '디펜스 서비스 아시아(DSA 2020)'를 계획했으나 8월 24∼27일로 연기했다. 60여개국 1000여개가 넘는 방산업체가 참가한다.

최근 한국 24개 방산 기업이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큰 전시회로 꼽힌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1인당 소득 수준이 최상위권에 들어 동남아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통한다.

이밖에 스페인은 마드리드에서 이달 9∼12일 예정된 '세계 ATM 총회(World ATM Congress 2020)'를 취소했다. 세계 최대 항공산업 관련 전시회로 꼽힌다.

주최 측은 "전시회 참석자와 참가 국가에 대해 부과되는 과도한 여행 제한으로, 취소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방사청은 "이들 국가의 방산전시회는 방위사업청의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 전시회"라며 "이들 외 전시회도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개최 일자 또는 개최 여부가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사청과 방위산업진흥회는 국제 방산전시회를 주최하는 국가가 한국인 입국을 제한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방사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외 방산전시회 일정 변경 또는 취소 가능성과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이용객에 대한 입국 제한 및 절차 강화 등이 예상된다"며 "방산전시회 참가(예정) 업체와 참관자는 전시회 참가 전 주최 측에 사전 문의하거나 각국의 입국 규정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시 기준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 시 조치를 하는 지역·국가는 모두 103곳에 이른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