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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1당 넘어 과반까지 가능’ 계산에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 수순
민주당 의총 공개 시나리오에서 최대 과반 넘는 결과 공개
지나친 낙관론 경계도...명분 상실에 따른 지역구 역풍 우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비례투표정당을 만든다. 현 선거 구도가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범 보수 진영과 민주당의 백중세라는 판단 아래 나온 전격적인 결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동물·식물 국회를 만들며 힘겹게 통과시킨 선거법을 스스로 부정하면서까지 비례의석 확보에 나서야만 하는 민주당의 다급함도 담겨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자충수가 자칫 지역구에서 큰 역풍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11일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례정당 창당을 위한 전당원투표를 결정했다. 약 80만명으로 추산되는 당원들에게 온라인, 모바일 투표 방식으로 찬반 의견을 묻고 당위성을 확보하겠다는 정치적 결단이다.

이와 관련 당 내에서는 소위 친문 당원들이 숫자, 또 여론 주도 싸움에서 앞서고 있는 민주당의 특성 상 큰 반대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공개한 민주당의 비례정당 창당시 자체 확보 가능 의석수는 최소 10석에서 최대 23석으로 예상했다. 반면 현행 체제 아래 최대 26석까지 예상됐던 미래한국당의 예상 의석수는 상황에 따라 18개까지 줄어든다.

지금 상황에서는 미래한국당이 전체 비례의원 의석 47개 중 26개를, 민주당과 정의당이 각각 7개씩 확보 가능하다는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여기에 국민의당과 민생당이 각각 3~4개의 의석을 확보하면 민주당 및 정의당 등 친 정부 성향 비례 의석수는 14개에서 17개 수준에 머문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총괄본부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코로나19 대응 당·정·청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들면 정의당 합류시 최대 23개 의석을, 정의당의 비합류시에도 13개에서 19개를 민주당 단독으로 확보 가능하다는 자체 진단이다.

문제는 지역구 의석수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민주당이 130개, 통합당은 119개 의석을 지역구에서 확보한다는 가정 아래 비례정당 시뮬래이션을 돌렸다. 비례정당을 만들면 원내 제1당은 물론 과반 확보도 가능하다는 산식으로 반대파를 설득한 것이다.

의총 직후 이석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이라는 이낙연 위원장 말에 공감한다”며 “명분 중 가장 큰 명분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 흔들림 없는 개혁완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민주당의 가정 자체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설훈 의원은 의총에서 “미래한국당의 39%라는 것은 틀린 계산”이라며 “지금 60~70개 정당이 나오는데 거기서 각각 몇 프로를 가져가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안 나온다. 그렇게 계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미래한국당의 득표를 과장해 민주당의 비례정당 창당을 정당화하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또 130개로 가정한 민주당의 지역구 의석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박용진 의원은 “결론이 나면 따르겠지만 계산법이 너무 다르다”며 “제 계산은 비례연합정당을 하면 지역구 130석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백표에서 수천표로 당락이 갈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명분을 빼앗길 경우 생각보다 많은 지역구 의석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도 “지난 총선에서도 국민의당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자리 숫자였지만, 결과는 민주당을 제치고 비례 2위를 했다”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고 예측 불가능하고 역동적인 민심의 변화를 경계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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