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종에 따라 구분되는 종 특이적 시각 피질 구조.[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포유류 종들의 시각피질에서 서로 다른 뇌신경망 구조가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시스템 뇌신경과학 분야에서 수십 년간 설명되지 못했던 문제를 이론적 접근과 계산적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답을 제시한 계산뇌과학 연구의 성공적인 예시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두뇌의 시각피질과 망막에 분포하는 신경세포들 간의 정보 추출 비율을 분석함으로써 특정 포유류 종이 갖는 시각피질의 기능적 구조를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기능성 뇌신경망이 이렇게 종에 따라 다른 구조를 갖는 원인을 찾기 위해 지난 수십여 년 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으나, 아직까지도 이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종들에 대한 망막 및 시각피질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비교해 시각피질이 클수록 또 망막이 작을수록 연속적인 방향성 지도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서로 다른 크기의 망막과 시각피질 사이의 신경망 연결 모델을 시뮬레이션 해 두 정보 처리 영역 사이에 대응되는 신경세포의 비율이 달라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구조의 기능성 뇌지도가 형성됨을 보이고, 이 결과가 실제 실험에서 관측되는 신경망 구조와 일치함을 증명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종으로 진화가 이뤄질 때, 감각기관의 크기와 같은 지극히 단순한 물리적인 조건의 차이에 의해서도 뇌신경망의 구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는 다양한 생물학적 구조가 기존의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 물리적 요소들의 차이에 의해 예측되거나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백세범 교수는 “뇌 과학뿐만 아니라 계통분류학, 진화생물학 등 생물의 기능적 구조와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서 이론적 모델 연구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성과연구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3월 10일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