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타다 법인 분할 계획도 철회
신임대표에 박재욱 VCNC 대표
“저는 졌습니다.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습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사진)가 ‘타다금지법’ 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쏘카 대표를 맡은 지 2년 만이다.
쏘카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이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후임으로 박재욱 쏘카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VCNC 대표가 선임됐다.
이 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나의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내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타다는 독립법인으로 가는 꿈, 또 하나의 유니콘으로 가는 꿈을 접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8년 4월 쏘카 대표로 취임했고 같은 해 VCNC를 인수해 실질적으로 타다 사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이 대표는 타다 가입자를 172만명까지 확보하며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타다금지법 국회 통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타다금지법 거부권 행사까지 호소했지만 다음달 11일 타다 핵심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잠정 중단되는 등 타다 서비스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쏘카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타다 법인 분할 계획도 철회했다. 이에 법인 분할 이후 추진하려고 했던 기업공개(IPO), 투자 유치 등도 모두 무산됐다.
타다는 최근 파견직원 30%에 권고사직을 요구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주에는 신입사원 채용을 취소하기도 했다.
타다 관계자는 “타다의 긍정적 미래를 향한 투자 논의가 완전히 멈췄다”라며 “파견직 직원 중 일부에 대해 고용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후의 보루였던 택시서비스 ‘타다프리미엄’에 대한 지원금도 폐지했다. 지원금 폐지로 드라이버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사업 자체의 존폐 위기까지 제기됐다. 타다는 타다프리미엄에 지원하는 개인택시 기사와 법인택시 회사에게 ‘차량 구입 지원금’ 500만원을 제공해왔다.
이에 따라 소규모로 운영 중인 공항-도심 운송 서비스 ‘타다에어’와 사전 예약 렌터카 서비스인 ‘타다프라이빗’으로 사실상 사업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쏘카는 당분간은 카쉐어링 서비스에 사업을 집중할 예정이다.
박재욱 신임 쏘카 대표는 “쏘카는 과도한 차량 소유로 인한 사회, 경제,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카셰어링을 비롯한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