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세포 탈진을 유도하는 TOX 억제를 통한 T세포의 면역항암 효과 개선 전략 모식도.[연세대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T세포는 바이러스, 세균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세포를 식별해 자살로 이끄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종양세포는 T세포의 눈을 속이기 위해 거짓 신분증, 즉 면역회피물질을 제시하는 데, 면역관문억제제는 이를 막는다.
우리 몸의 면역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은 면역관문억제제는 2011년 FDA 승인 이후 폐암, 두경부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은 환자의 30% 이하에서만 반응을 나타낸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학교 이인석·하상준 교수 연구팀이 T세포 탈진을 유도하는 단백질 TOX를 도출, 암 조직 내 TOX 농도가 높을수록 면역관문억제제 효능이 저해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일세포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 조직 내 여러 세포 중 T세포만의 정보를 선별, 탈진정도에 따른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 T세포 탈진유도에 관여하는 단백질 TOX를 도출했다.
실제 폐암 및 두경부암 환자의 임상시료에서 TOX 농도가 T세포 탈진정도와 매우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은 피부암 및 폐암 환자 조직의 전사체 정보를 분석, T세포의 TOX 농도가 각각 암환자 생존률 및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률과 역(逆)상관관계임을 확인했다.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된 생쥐모델에서 제 구실을 못하는 T세포가 관찰되는 등 T세포의 탈진은 감염이나 암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하지만 T세포 탈진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예후예측은 물론 TOX를 억제, T세포 탈진을 막거나 탈진한 세포를 회복, 면역항암 효능을 개선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지놈 메디신(Genome Medicine)’에 2월 28일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