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분참여 여부 최대 관심
코로나19 여파 금리인하 등 막판 시장 변수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보험을 품기 위한 사모펀드(PEF)와 금융사들 간 인수전이 19일 본입찰에 들어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알짜’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을 둘러싼 열기는 뜨겁다.
푸르덴셜생명과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 예비입찰에 이어 두 달만인 19일 본입찰을 마감한다. 국내 최대 규모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와 금융사인 KB금융이 지난 예비입찰에 이어 본입찰에도 모두 참여했다.
이날 본입찰 마감 후 1~2개월 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후속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막판 변수로 떠오른 것은 IMM PE가 인수금융 주선사로 손을 잡은 우리금융지주의 등판이다. IMM-우리금융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우리금융은 일단 M&A에 필요한 자금의 일정 부분을 대출 주선해주는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추후 지분투자 형식으로 직간접적인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단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지주사 전환 후 보험사와 증권사 등으로 사업군 확대를 꾀하고 있는 우리금융으로서는 푸르덴셜생명이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보험금지급여력(RBC) 비율이 작년 3분기 말 기준 515%로 업계 최고 수준인 알짜 보험사다.
IMM PE로서도 추후 엑시트(투자회수)를 고려하더라도 우리금융과 손을 잡는 것이 안정적인 선택지로, ‘윈윈’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도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지분 20%를 확보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인수금융 주선만이 확정적이지만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탈락한 설욕전을 치를지, 국내 1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높은 매각가를 써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 후보군인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연임과 맞물려 생명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임해왔지만 최근 금리 인하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참여 주체들의 ‘명분’ 외에 관건은 결국 매각가다. 주요 PEF가 모두 인수전에 참여하며 경쟁이 심화된 만큼 매각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최근 코로나19 여파와 생명보험사에 대한 업사이드(성장잠재력) 평가가 갈리고 있다.
예비입찰 단계에서 푸르덴셜생명이 원한 기업가치는 3조원 이상이었다. 지난해 3분기 말 푸르덴셜생명 순자산은 3조1267억원으로, 원매자 측은 매각가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을 희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실탄이 충분한 후보자들끼리 경쟁이 붙은 상황이지만 최근 증시 하락과 금리 인하 등 거시경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많아도 2조원대 중반에서 매각가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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