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양자기술연구소 연구팀이 비밀공유 양자원격전송 실험을 하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해킹이나 도청과 같은 정보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양자정보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고등과학원, 서울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양자정보를 유출 가능성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원격전송기술을 완성했다고 19일 밝혔다.

‘비밀공유 양자원격전송’ 기술은 기존보다 월등히 높은 성공률과 보안성을 가져 양자정보기술의 실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양자네트워크로 연결된 구성원들은 유출 불가능한 비밀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공유된 비밀정보란, 전체 참여자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개별 참여자는 해독할 수 없는 정보를 의미한다.

양자네트워크에서의 비밀정보 공유는 양자원격전송을 통해 이뤄진다. 정보가 공유된 그룹 내에서는 안전하지만, 이를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보안성이 보장되지 못했다. 정보의 발신자가 다수인 경우 양자원격전송을 적용할 수도 없었다.

표준연 박희수‧이상민 박사, 고등과학원 이승우 교수, 서울대학교 정현석 교수 연구팀은 완성한 다자간 양자원격전송의 이론과 보안성을 실험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완성했다. 네 개의 광자가 얽힌 양자네트워크를 통해, 두 명의 발신자가 공유하는 양자정보를 다른 두 명의 수신자가 가진 광자들로 원격전송한 것이다.

비밀공유 양자원격전송은 광자를 만들고 측정하는 양자광학계의 개발과, 광섬유 기반으로 소형·모듈화에 성공한 벨상태분석기를 통해 가능해졌다. 특허로 등록된 새로운 양자기술들은 이번 실험에서 원격전송 성공확률을 월등히 높이는 데 활용됐다.

박희수 박사와 이승우 교수는 “비밀정보를 분산해 원격전송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해, 다자간 양자암호통신과 분산화 양자컴퓨터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라며 “세계 각국의 연구개발 경쟁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