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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력硏 방사성물질 유출사건…30년간 매년 480ℓ 유출 확인
- 원안위, 원자력연 방사성물질 방출사건 최종결과 발표
- 인허가 없는 추가 배수탱크 설치·운영이 원인, 원자력연구원과 규제기관도 인지 못해
- 외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지난 1990년부터 약 30년간 매년 500ℓ 가량의 액체 방사성폐기물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당초 승인받은 설계와 다르게 외부배관으로 연결된 바닥배수펌프가 설치‧운영돼왔는데 원자력연구원은 물론 규제기관도 해당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자연증발시설 방사성물질 방출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사성물질이 방출된 근본원인은 시설의 배수시설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승인받은 설계와 다르게 설치‧운영돼 왔다는 것으로 지목됐다.

자연증발시설은 연구원 내 각종시설에서 모아진 액체 방사성 폐기물 중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을 이송받아 지하 저장조에 저장한 후, 이를 순환해 여과기를 통과시켜 태양열 등을 이용해 증발시키는 시설이다.

조사결과 실제 자연증발시설에는 인허가 받은 설계에는 없는 지하에 외부배관으로 연결된 바닥배수탱크가 설치됐으며 1층의 일부 배수구가 바닥배수탱크로 연결된 상태로 시설이 완공된 지난 1990년부터 30년간 운영돼 왔다.

CCTV 영상과 재현실험 등을 통해 방출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9월 26일 필터 교체후 밸브를 과도하게 개방한 상태에서 미숙한 운전으로 2층 집수로에서 넘침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약 510ℓ의 액체 방폐물이 외부로 누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원안위는 매년 11월경 시설 가동후 동절기 동파방지를 위해 운영을 중단하고 모든 액체 방폐물을 지하저장조로 회수하는 과정에서 필터하단 배수구로 연간 470~480ℓ가 바닥배수탱크로 유입돼 외부로 누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사성물질 방출로 인한 외부 변화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출된 세슘-137 등 방사성물질은 대부분 연구원내 우수관 표면, 맨홀 토사 등에 흡착돼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연간피폭선량을 평가해 본 결과 일반인 선량한도(1mSv)의 약 3백만분의 1에서 3700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원안위는 자연증발시설 등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정기검사 횟수를 두 배로 확대하고, 원자력연구원에 대한 현장 상시점검을 위한 전담조직 설치와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안전규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날 오전 원안위의 조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들께 사과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해 원안위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원자력연구원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사성물질 방출경로.[원안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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