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축소에 코로나19 직격탄
중소 유통망부터 줄폐업 예상
해외 스마트폰시장도 극심한 침체
“지난 10년동안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 손님이 없어, 한 대도 못파는 날이 많다” (통신대리점 관계자)
통신 유통망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보조금까지 크게 축소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이달 들어 폐업하는 대리점도 속출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250개의 유통 대리점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통신 유통 대리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단말기 판매량도 60%나 줄었다.
이동통신유통협회는 전국 2만5000개에 달하는 통신 유통 대리점·판매점을 대표하는 단체다. 대리점 종사자만 8만 여명에 달한다.
폐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3개월이 넘게 이어진 매출 부진에 일부 대리점들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게를 내놓고 있다.
협회 측은 중소 유통 판매점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도미노 폐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협회 차원의 폐업 현황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통신대리점의 매출과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통신사로부터 받는 판매 수수료까지 급감했다.
통신3사는 지난해 말부터 유통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를 크게 깎았다. 실적 악화의 주원인인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판매 수수료는 대리점들의 수익과 직결된다.
유통협회 관계자는 “도매 시장 기준으로 단말기 1대당 30만원 가까이 수수료가 줄었다”며 “휴대폰을 팔아도 남는게 없는데다 코로나로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대리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망이 붕괴 위기에 처하자, 통신3사는 임대료 감면·대금 지급 연기 등 유통망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장에선 체감할 수 없는 ‘보여주기 식’ 지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대리점 관계자는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되기 힘들다”며 “최근에는 불법 온라인 판매처까지 성행, 일선 대리점의 매출을 빼앗아 가고 있다. 폐업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고 있다 ”고 토로했다.
스마트폰이 안 팔리는 건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8%나 급감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역사상 가장 큰폭의 감소세다. 3월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스마트폰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고객들이 대외 활동을 자제할수록 스마트폰 매장의 판매도 줄 수밖에 없다. 김민지 기자